[ON+인터뷰┃변요한①] 변요한의 ‘멜로’는 ‘따뜻하다’

사진=김현우 기자 / 글 : 이주희 기자 / 디자인 : 정소정
사진=김현우 기자 / 글 : 이주희 기자 / 디자인 : 정소정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한 남자(김윤석 분)가 30년 전의 자신(변요한 분)과, 꼭 만나고 싶었던 한 여자(채서진 분)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로맨스의 대가이자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끈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소설에서 영화로, 그리고 미국 배경에서 한국 배경으로. 홍지영 감독은 기욤 뮈소의 작품을 섬세하게 다듬어 스크린에 담았다. 변요한 역시 원작 소설을 먼저 읽고 대본을 만났기에 이 영화는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것은 비단 영화를 만든 본인들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느낄 터. 그래서 이 영화는 자체로도 매력이 있는 작품이지만,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



“군대에 있을 때, 옆 관물대인지 어디에서 구해서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그래서 대본을 받았을 때 운명이라는 생각을 했죠.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 부담감도 있었는데, 감독님이 한국배경으로 바꾸신 대본이 명확해서 믿음을 갖고 할 수 있었어요. 한국배경이라 원작과 다르긴 하지만, 제가 상상했던 아름다운 느낌은 그대로였거든요.”

변요한은 과거의 수현 역을 맡아 미래에서 온 수현 역을 맡은 김윤석과 2인 1역을 맡았다. 과거 수현과 미래 수현은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외양부터 행동까지 닮은 모습도 있지만, 엄연히 30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인물이기에 달라야 했다. 변요한은 미래의 자신의 모습인 김윤석을 보며 그 해답을 찾아나갔다.

“닮은 것도 중요하겠지만, 30년 후의 수현이 왜 과거로 왔을까가 더 중요했어요. 30년 후 윤석 선배의 모습이 답이었던 것 같아요. 수현이 연아를 사랑했기 때문에 돌아온 것이니까요. 그래서 과거인물인 저는 연아를 정말 많이 사랑했고, 그러면서도 수현 자체가 사랑을 잘 하는 사람은 아니기에 서툰 모습도 보여야 했어요. 굳이 윤석 선배와 비교하자면, 과거의 수현은 더 풋풋하기도 하고 뜨거운 모습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긴 했죠. 젊은 시절 수현은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다혈질에 날카로운 면이 있어요.”

사진=김현우 기자
사진=김현우 기자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시간을 뛰어넘는다는 판타지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 시간들은 결국 사랑했던 한 여자를 위한 순간들이다. 이처럼 진한 멜로 감성을 가득 담고 있는 이 영화는 변요한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분위로 한층 깊어진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 이어 로맨스를 하는 변요한은 어린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첫사랑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수줍음도 많고 서툴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한 여자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다 건다. 특히 극중 등장하는 풍선 프러포즈 신은 변요한이 직접 제안한 장면으로, 멜로영화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장면이 될 것 같다. 변요한은 멜로를 연기하는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바라볼까.

“실제 제가 그 대사들을 했다고 생각하면 생소한데, 한수현으로서 연아를 본다면 할 수 있는 말들인 것 같아요. 수현은 오랫동안 연아에게 프러포즈를 못한 사람이잖아요. 후에 진심으로 프러포즈를 하지만 부끄러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풍선으로 얼굴을 가리고 시를 읊듯 이야기 하는 거죠. 제 프러포즈 로망이라기보다 촬영현장이 놀이공원이어서 은연중에 풍선을 많이 봐서 떠올린 아이디어예요.(웃음) 베드신은 청춘으로서 한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신이라서 표현되어야 했고요. 그 감정이 보여야지 윤석 선배가 30년 후에도 잊지 못하고 과거로 올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변요한은 낯간지러운 말을 하는 것은 부끄러워하는 사람이었지만,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이 있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변요한의 마음처럼 올 연말 가족, 연인을 따뜻하게 채워줄 영화다.

“우리 영화에는 사랑뿐만 아니라 우정, 부성애 등 많은 사랑이 있어요. 간지러운 말이긴 한데… 저는 이 영화를 촬영할 때,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 모두 사랑하려고 했어요. 그것이 관객에게 잘 전달된다면 감사할 것 같아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