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요금할인 리베이트, 지원금 리베이트 추월···高 ARPU 가입자 유치 목적

이동통신사업자가 20% 요금할인(선택약정) 리베이트를 지원금 리베이트와 같거나 더 많이 지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선택약정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었고, 가입자당평균수익(ARPU)이 높다는 게 확인되면서 이통사 마케팅 전략이 달라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기준으로 전체 요금제에서 이통 3사가 판매점에 지급하는 선택약정 리베이트와 지원금 리베이트가 동일하거나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입자가 20% 요금할인이나 지원금 중 어떤 방식으로 가입하더라도 판매점이 받는 리베이트가 동일하다는 의미다.

이통사 중 한 곳은 직영·전속 대리점의 중고가 모델(59요금제 기준) 선택약정 리베이트를 지원금 리베이트보다 3만~5만원 더 지급하고 있다. 3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특정 시기에 일부 모델과 요금제별로 선택약정 리베이트가 지원금 리베이트보다 많은 경우가 생겨났다. 하지만 이처럼 오랜 기간 일관된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처음이다.

20% 요금할인 리베이트, 지원금 리베이트 추월···高 ARPU 가입자 유치 목적

선택약정은 제조사 지원 없이 이통사만 리베이트 부담을 진다. 제도 시행 초기 이통사는 매출 하락을 우려하며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원금 리베이트가 선택약정 리베이트보다 10만~20만원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판매장려금으로 불리는 리베이트는 이통사가 유통점을 제어하고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수단이다. 유통점은 리베이트가 많은 제품이나 요금제 판매에 적극성을 띨 수밖에 없다. 이통사가 지난해까지 선택약정보다 지원금 가입을 유도했다는 뜻이다.

올해 초부터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선택약정 리베이트가 지원금 리베이트에 근접한 수준으로 많아졌다. 가입 방식 간 리베이트 차이가 고객 피해로 전가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사회적 비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선택약정 리베이트가 지원금 리베이트를 추월한 근본적 원인은 이통사 마케팅 전략 변화다. 선택약정 가입자는 지난 9월 1일 기준 1000만명을 돌파했다.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고객이 됐다.

20% 요금할인 리베이트, 지원금 리베이트 추월···高 ARPU 가입자 유치 목적

선택약정 가입자의 ARPU가 높은 것도 전략 변화 이유 중 하나다. 국회와 정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시장 평균 지원금은 17만원(39요금제 기준) 안팎이다.

그 이상 혜택을 받으려는 고객은 39요금제 이상 요금제에서 20% 선택약정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높은 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APRU도 높아진다.

선택약정이 `락인` 효과를 발휘한다는 시각도 있다. 유통점 관계자는 “애플 아이폰처럼 프리미엄폰이지만 지원금이 적은 제품에는 선택약정 가입이 고객을 유지하는 락인 효과를 발휘한다”며 “지원금보다 선택약정 가입이 위약금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통사 정책에 따라 선택약정 가입자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단, 새해 10월 또는 그 이전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면 이통사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지원금이 오르면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이라는 단통법 조항에 따라 선택약정 할인율도 높여야 한다. 이통사 부담이 커지면 지금과 같은 리베이트 전략 유지는 어렵다.

 

<선택약정 리베이트 변화>


선택약정 리베이트 변화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