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현지 미성년자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칠레 주재 한국대사관의 외교관 A씨에 대해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21일 오후 박 참사관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박 참사관을 직위 해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범죄 혐의가 발견된 만큼 박 참사관을 형사 고발할 예정이다.
20일 아침 소환돼 외교부 감사관실에서 이틀에 걸쳐 조사를 받은 박 참사관은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참사관은 9월에 14살 안팎의 현지 여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며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피해자의 제보를 받고 현지 텔레비전 방송 ‘카날13’이 기획 취재의 일환으로 박 참사관에게 미성년자 행세를 하며 접근시킨 배우에게도 성추행을 한 혐의를 사고 있다.
외교부는 앞서 박 참사관한테서 받은 진술서와 ‘카날13’이 내보낸 성추행 동영상, 추가로 제기된 의혹들을 중심으로 박 참사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박 참사관은 ‘카날13’의 방송이 방영된 뒤 칠레 한인사회에서 제기된 성폭행 의혹이나 금품 갈취 등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칠레대사관의 관리 책임에 대해 외교부는 우선 박 참사관 사건을 수습한 뒤 공관장의 책임을 물어야할 사안인지 살펴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윤병세 장관이 이날 오전 전체 공관장에게 “향후 공관장이나 유사한 위치에 있는 상급자도 하위 직원의 비위가 생기면 사안의 성격을 보아가며 지휘 감독의 책임 문제를 물을 수도 있다는 점에 유념하라”는 지시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