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본 시장에는 로보어드바이저(RA), 크라우드펀딩,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가 대거 등장했다.
올해 초 알파고가 촉발한 인공지능(AI) 열풍은 RA로 번졌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코스콤, 금융보안원, 한국예탁결제원 등과 공동으로 지난 8월 RA 테스트베드를 개시했다.
기존의 자산관리 서비스에 비해 낮은 수수료와 최소 가입 금액만으로도 고액 자산가가 아닌 일반인도 부담 없이 자문·일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RA를 활용한 상품 출시도 줄을 잇고 있다. 키움자산운용과 쿼터백자산운용이 공동 출시한 펀드를 시작으로 RA 자문사 디셈버앤컴퍼니와 NH-아문디자산운용이 합작한 공모펀드가 시장에 선보였다.
키움증권은 이달 초 하이자산운용과 손잡고 RA를 활용한 자문형 공모펀드를 선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이르면 이달 중에 AI를 적용한 공모펀드 출시가 목표다.
차일피일 도입이 미뤄져 온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2월 첫 펀딩을 개시, 총 100개가 넘는 기업에 자금을 조달했다.
전업 온라인소액중개업자들로 시작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증권사까지 진출하기 시작했다. KT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IBK투자증권, 키움증권, 코리아에셋증권 등 중기 특화 증권사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까지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발을 들였다.
도입 1년도 지나지 않아 퇴출 기업이 등장하고 펀딩 금액도 감소하는 등 성장세는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33억원대를 기록하던 발행 금액은 11월 들어 4억8000만원으로 감소했다.
천창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위해 P2P대출과의 규제 차이를 조정해야 한다”면서 “주식 같은 지분 증권에 비해 일반사채나 담보부사채는 투자 위험이 낮기 때문에 발행 및 투자 한도를 높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3년 `반짝` 인기를 끌고 관심에서 멀어지던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란 기술을 등에 업고 자본 시장 전면에 재등장했다.
블록체인 도입은 증권사들이 먼저 팔을 걷고 나섰다.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는 업권 단위 블록체인망 구축에 앞장섰다. 블록체인 도입은 증권업계에서 은행업권으로까지 번졌다.
한국거래소도 스타트업 전용 시장인 KSM에 블록체인 도입을 마쳤고, 예탁결제원도 국제 블록체인 컨소시엄 R3CEV에 가입하며 블록체인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금융투자업계가 블록체인 눈을 돌리는 것은 인증부터 각종 정보 교류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비용 절감이 대폭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김태룡 금투협 정보시스템부장은 “인증 분야 블록체인 도입으로 매년 36억원 가량 인증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서 “다양한 서비스로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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