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라는 선물 잊지 않길" 17년간 총 5억 기부한 전주 '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어김없이…
17년간 총 5억원을 기부한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전북 전주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났다. 2000년부터 17년 동안 그가 기부한 돈은 약 5억원이다.
오늘(28일) 전주시 완산구 노송동(동장 이노석)에 따르면 한 남성이 이날 오전 노송동 주민센터 인근 나무 아래에 돈이 든 A4 종이박스를 놓고 사라졌다고 밝혔다.
정세현 노송동 시민생활지원담당은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전화를 걸어 '동사무소 뒤 나무 밑에 종이상자가 있으니 가져가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고 밝혔다.
전화를 건 남성의 말대로 나무 아래에는 종이박스가 놓여 있었다.
그 안에는 5만원권과 1만원권 지폐, 동전 등 총 5021만7940원어치의 돈이 들어 있었다.
또한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든 한 해였지만, 우리에게는 희망이라는 선물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도 나왔다.
전주시는 전화를 걸어온 남성을 매년 노송동 주민센터 주변에 돈을 놓고 가는 '얼굴 없는 천사'로 보고 있다.
이 기부자는 2000년 4월 58만4000원을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매년 선행을 베풀어왔다.
지난해까지 4억4764만1560원을 기부했고, 올해까지 17년 동안 총 4억9785만9500원을 놓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아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리고 있다.
한편 노송동은 '얼굴 없는 천사'의 기탁금은 공동모금회를 통해 설과 추석 명절 때 노송동 관내 불우이웃을 돕는데 쓰일 계획이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