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올해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Davos Forum)` 일년내내 화제였다. 당시 다보스포럼은 “인공지능(AI)과 로봇, 생명과학 등의 기술 발전으로 2020년까지 510만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혀 세계에 충격을 던졌다.
기술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AI, 로봇, 자율주행차, 드론 등은 미래 산업을 이끌 핵심 기술로 평가받지만 비관적 전망도 거세다. 인간의 생계수단인 일자리를 빼앗고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물론 역사적으로 기술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지만 그에 상응하는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AI기술로 촉발되는 기술혁명은 이전과 양상이 다르다. 인간의 일자리와 직접 연관되는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인류에게 `일의 불확실성`을 던져주고 있다. 게다가 신기술은 단순 노동 뿐만 아니라 지적 능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까지 넘보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삶과 생계수단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면서 노동자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이 책은 기술발달로 점점 더 많은 일상적인 일들이 자동화되고 있는 세상에 산다는 게 어떤 의미를 갖는 지를 탐구했다. 그 결과, 기술이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일과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한다. 신기술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것은 당사자에게 끔찍한 일이다. 그러나 저자는 절망적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인류는 지금까지 생존하기 위해 거의 강압적으로 일해 했는데, 앞으로의 노동없는 미래는 이를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저자는 로봇과 AI, 그리고 인간을 편하게 해줄 모든 기계의 발전은 이러한 가능성에 생기를 불어넣는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노동을 줄이는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는 그 기술을 바탕으로 사회를 체계화하면 지금보다 훨씬 적은 시간의 노동으로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구성하고 있는 새로운 기술과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려고 시도한다. 노동은 여전히 우리 삶의 중심이지만 과연 우리가 받는 임금은 적당한 수준인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라면 노동은 그 유용성이 다한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 책의 핵심적인 주장은 노동 없는 미래가 잠재적으로 좋은 일이라는 것이다. 어느 순간 기술은 우리가 하는 일과 그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로봇이나 기술이 우리가 하는 모든 노동을 대신 한다. 그리고 그 일은 이미 시작됐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을 다른 관점에서 볼 것을 제안한다.
우리가 받는 임금이 수세기 동안의 정치적 이해관계의 결과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신기술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 불안감이 줄어들 것이다. 노동 없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노동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해, 정치와 노동과의 관계, 기본소득과 사회복지에 관한 고찰, 그리고 노동 없는 미래에 대한 긍정적 견해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팀 던럽 지음, 엄성수 옮김, 비즈니스맵 펴냄, 1만3000원.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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