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미래부 장관 “미래 비전과 어젠더 이후 정부조직 논의해야”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조직을 뒤흔드는 것은 낭비라고 지적했다. 미래 비전과 어젠더를 설정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29일 미래부 부총리급 격상 등 정부 거버넌스 전망에 대한 질문에 “정부조직을 지금 논하기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새해 대선 이후 있을지 모를 미래부 변화에 우려하는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최 장관은 지금은 미래와 비전을 생각하고 달성 방안을 논의하는 게 중요하며 조직개편을 먼저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우리 정부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그대로 있는 데가 국방부 하나밖에 없지 않나”면서 “정부를 새롭게 개편하고 예산을 편성한 뒤 사업을 시작하면 정착하는 데 2~3년이 걸리고 2~3년 후면 또 새 정부가 들어선다”고 말했다.

정부가 나아갈 방향을 놓고 미션을 정해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변화가 많다는 게 최 장관의 설명이다. 일본과 영국은 정무적(행정 관련) 집단은 자주 바꾸지만 `일하는 부처`는 안 바꾼다고 말했다.

`미래부 조직을 크게 손대선 안 된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최 장관은 “부처를 늘리고 줄이는 그런 얘기를 할 시기가 아니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어젠더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키워드를 뽑아 민간과 정부가 역할을 나눠야 한다는 게 최 장관의 생각이다.

최 장관은 “정부 조직 개편은 이런 과정이 끝난 후에 필요한 지원 조직과 방식을 논의하면서 이뤄져야 한다”며 “자칫 중요한 시기에 조직 개편에만 매몰돼 이를 시기를 놓치거나 핵심을 놓치는 악수를 둘 수 있다”고 경계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해서도 최 장관은 같은 맥락에서 말을 이어갔다. 4년을 이어왔는데 지금 상황에서 이름과 운영 방식 등을 뜯어 고치는 게 쉽지 않을 뿐더러 정해진 예산과 권한 낭비라도 지적했다. 지금은 전체 틀에서 잘 정리하고 가다듬어 다음 정권에 물려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올 한해는 미래부의 업무가 한국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국회와 언론에 설명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냈다”며 “창조경제에서 여러 성과가 나타나고 진흥과 법제도 개선이 이뤄진 점,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도입된 게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