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역풍`으로 돌아온 `개소세 인하`

[기자수첩]`역풍`으로 돌아온 `개소세 인하`

국내 자동차 시장이 2013년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정부가 소비 진작 차원에서 올 상반기에 연장 시행한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하반기에는 `역풍`으로 돌아오면서 소비 절벽을 만든 결과다. 잦은 할인은 정상 가격으로 차량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뭔가 손해를 보는 느낌을 들게 됐고, 결국 시장 축소로 이어졌다.개소세 인하는 정부가 지난해 8월 말 경기 부양을 위해 내놓은 정책이다. 자동차는 개별소비세율이 5%에서 3.5%로 낮아졌다. 그 결과 9월 이후 국내 자동차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했고, 12월에만 약 20만대가 등록,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개소세 인하 `막차`를 타기 위한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비정상의 성장에는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올 1월 자동차 내수 시장은 12만2542대를 기록, 전월 대비 약 38.6% 감소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해도 6.8%가량 축소됐다. 완성차 업체들은 정부에 개소세 인하 부활을 요청했고, 개소세는 6월 말까지 3.5% 다시 낮춰졌다. 그 결과 상반기 내수 시장은 92만9015대로 지난해보다 약 9% 성장, 사상 최대 성장을 이어 갔다.

개소세 인하 정책이 종료된 7월 이후 국내 자동차 시장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약 9개월 시행된 개소세 인하 정책은 차량 구매 수요를 무섭게 흡입했다. `절세`라는 유혹에 많은 사람이 차량을 선구매하면서 하반기 들어 `수요 절벽`이 나타난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소세 인하 종료 이후 차량 수요는 약 21% 감소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뒤늦게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각종 할인 정책을 내놓았지만 움츠러진 수요는 쉽게 살아나지 않았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내년 자동차 시장은 올해보다 더욱 힘들 것으로 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내년 내수 시장은 올해보다 2.8%가량 축소될 전망이다.

단순히 가격을 내리는 `극약처방`보다는 소비자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근원 접근이 필요하다. 시장이 살아나려면 정부에 떼쓰지 말고 좋은 차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