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바이오헬스 시장에서 병원이 차지하는 역할을 절대적입니다. 하지만 환자 진료에 목 매 절대 권력만 고집한다면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은 권력 최정상에 서서 변화를 외면하는 병원산업 혁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서울대의대 교수와 마크로젠 대표, 바이오협회장까지 병원, 기업, 협·단체를 두루 경험했다. 누구보다 병원 혁신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서 회장은 “병원은 환자 진료에만 목 매다보니 사업화에 둔감했다”며 “오랫동안 권력을 누리다보니 아쉬움도, 변화할 필요성도 못 느꼈다”고 비판했다.
국내 보건산업에서 병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65%가 넘는다. 하지만 병원 수익의 95% 이상이 환자 진료나 수술에서 얻는다. 산업비중은 높지만, 파급력과 장래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미래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병원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패러다임이 급변하기 때문이다. 정밀의학으로 대변되는 현대의학은 개인 신체정보, 임상정보, 유전체 정보, 생활습관 정보 등 환자가 생산하는 정보에 기반한다. 정보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한다. 일방적으로 병원이 진단하고 치료하던 모습에서 환자 중심 치료 패러다임으로 바뀐다.
서 회장은 “4차 산업혁명 환경에서 정밀의료는 환자가 자발적으로 의료정보를 제공해 병원이 정보에 기반한 치료법을 제시하는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된다”며 “주체가 병원에서 개인으로 바뀌면서 산업 구조변화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산업구조가 변화면서 병원도 일방적인 진료 중심이 아닌 수요자 맞춤형 연구중심으로 변해야 한다. 진료 수익에 의존하던 병원은 환자정보에 기반한 연구개발에 몰두해 사업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수익이 다각화되고, 바이오산업 가치사슬을 재정립한다. 진료 역시 절대권위를 가진 권력층에서 환자 돌보미 혹은 건강 컨설턴트로 역할변화를 모색한다.
서 회장은 “병원 변화의 첫 걸음은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는 현 상황을 냉철히 받아들이고, 제도권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산업 역군으로 변화하는 것”이라며 “제약,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보건산업과 연계해 산업 범위를 확장하고, 산업 생태계 중심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