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멘스,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국내 첫 개발…0.57인치, HD 해상도 갖춰

루멘스,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국내 첫 개발…0.57인치, HD 해상도 갖춰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한 디스플레이가 국내에서 처음 개발됐다. 마이크로 LED는 크기가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초소형 LED다. 저전력·소형화의 장점 때문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잇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기술로 꼽힌다. 마이크로 LED를 상용화한 건 세계에서 드물어 귀추가 주목된다.

루멘스(대표 유태경)는 HD(1280×720) 해상도를 지원하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모듈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디스플레이는 0.57인치의 작은 크기에도 92만1600개의 LED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LED 크기가 적혈구와 같은 8㎛에 불과, LED 자체가 곧 화소(픽셀: 디지털 이미지 최소 단위)가 된다. 쉽게 말해 92만1600개(1280×720)의 LED가 각각 발광하며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디스플레이가 지원하는 색상은 단색(모노)이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헤드업디스플레이(HUD), 피코프로젝터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루멘스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모듈. 이 작은 디스플레이 안에 92만개가 넘는 LED칩이 배치돼 있다.
루멘스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모듈. 이 작은 디스플레이 안에 92만개가 넘는 LED칩이 배치돼 있다.

마이크로 LED는 크기가 작으면서 전력 소모량이 적어 디스플레이의 저전력화, 소형화, 경량화를 구현할 수 있다. 휘어진 디스플레이를 만들거나 의류·인체 등에 부착이 가능한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한 애플과 오큘러스는 마이크로 LED 업체를 직접 인수한 가운데 그동안 미적지근하게 대응하던 우리나라에서도 연구 단계를 뛰어넘는 상용 사례가 나왔다.

루멘스는 이번 디스플레이 모듈을 개발하면서 자체 기술로 LED발광소자, 구동 및 제어부를 하나의 모듈로 일체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전력효율 95%, 온도신뢰성 -100~120도를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기존 디스플레이의 전력효율과 온도신뢰성은 각각 10% 미만, 0~60도에 불과했다.

루멘스 관계자는 “지난 3년여에 걸친 마이크로 LED 연구개발(R&D) 투자가 눈에 띄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올해는 회사가 디스플레이용 LED 시장에서 재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양한 응용 제품군에 맞는 사이즈와 해상도를 추가 개발, 마이크로 LED 분야에서 선두 주자로 진입하겠다”고 덧붙였다. 루멘스는 연내 풀컬러를 지원하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할 계획이다.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LED)는 화합물 반도체의 특성을 이용, 전기에너지를 빛에너지로 전환시킨다. 마이크로 LED는 100㎛ 이하의 초소형 LED를 통칭한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