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한성숙 대표 내정자를 위한 밑그림 그리기에 착수했다. 한 대표 내정자를 효율적으로 보조하고 기술플랫폼 도약을 위한 실행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는 조치다. 3월 이사회를 기점으로 변화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9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달 조직 개편에서 `브이(V)`가 태스크포스(TF)에서 셀로 승격됐다.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V는 글로벌 앱 다운로드수 2800만건, 월간사용자수 1800만건을 넘어섰다. 의사결정 독립으로 사업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
전체 셀 수는 이전보다 줄었지만 내부에서 프로젝트와 태스크포스(TF)조직이 활발히 생기고 있다. 신중호 라인플러스 대표가 맡은 `J TF`가 대표적이다. 네이버와 라인이 함께 시너지를 내는 글로벌 협업 방안을 모색한다. 부서장에게 전권을 맡긴 독립조직 1호 `웹툰&웹소설CIC`는 분사 방안을 검토 중이다. 투자유치 등으로 글로벌 성장 속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빠르게 아이디어를 서비스로 구현하고 사업화와 독립을 추진하는 구조가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올해에는 한 대표 내정자 취임과 `기술플랫폼` 도약 원년인 만큼 더욱 변화 속도를 올려야 한다. 한 대표 내정자는 지난해 말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을 실생활에 접목하는 기술플랫폼을 새 발전 방향으로 제시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V가 사업도 해야 하고 독립적으로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판단해 셀 조직으로 올렸다”면서 “올해에는 빨리 진행해야 할 사안이 많아 프로젝트조직이나 TF조직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내정자를 효율적으로 보조하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작업도 추진한다. 기술플랫폼은 네이버 성장 세 축인 `기술` `글로벌` `소상공인`을 기술 중심으로 하나로 묶는 작업이다. 김상헌 대표가 대외활동에 집중했다면 한 대표는 서비스 전문가다. 기술과 대외 활동 등에 힘을 보태줄 조직과 인력이 필요하다.
한 대표 내정자가 맡아온 `서비스위원회` 외에 `기술플랫폼위원회`와 `비즈니스위원회`를 신설한 것도 이런 작업 일환이다. 각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위원장이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도와 한성숙호에 탄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최근 대외업무도 대외와 대내 전략 파트로 나누는 실험을 시작했다. 윤영찬 네이버 부사장이 대외활동을 확대하며 한 대표 내정자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늘 변화하는 조직으로 기존과 특별히 다를 것은 없다”면서도 “한 대표 내정자에 맞춰 조금씩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기술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조직과 사람이 움직이는 단계”라고 말했다.
인터넷업계에서는 3월 중순께 열릴 이사회를 기점으로 네이버에 더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한다. 올해 이사회에서는 한 대표 공식 취임과 이해진 의장을 대체할 새 의장 선임이 이뤄진다. 이전부터 서비스를 맡은 한 대표 내정자 취임과 달리 새 의장 선임은 네이버 안팎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3월 이사회 결과에 따라 훨씬 광범위하고 급격한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