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4차산업혁명시대, 혜성처럼 등장한 디지털 지도자

[기고] 제4차산업혁명시대, 혜성처럼 등장한 디지털 지도자

“이는 인도와 인도인의 승리다.”

2014년 5월 16일 인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당시 인도인민당(BJP) 총리 후보 나렌드라 모디의 제일성이다. 인도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후 67년 역사에서 무려 50년 이상을 국민회의파가 정권을 장악했다. 인도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모디가 제15대 총리에 취임한 이후 인도는 드라마틱한 변모를 거듭하고 있다.모디 총리는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지사 시절에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투자 유치 등에 발군의 수완을 발휘했다. 권력자 부정부패 척결, 관료주의 개혁, 신산업 창출과 고용 촉진을 위한 경제 개혁 등을 단행하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모디 정권은 발족과 함께 구자라트주에서 성공한 개혁 모델을 국가 차원 전략으로 격상, 추진한다. 그 가운데 `디지털 인도`는 전 국토를 `모바일 퍼스트`, 전 국민 생활을 `디지털 퍼스트`로 각각 전환해서 인도를 최단 기간에 지식 사회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담대한 비전이다. 도약 국가로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모디 총리는 강력한 리더십 아래 몇 가지 특단의 조치를 강구한다.

첫째 모든 행정 수속의 효율화 촉진을 위해 은행계좌번호(Jan Dhan), 국민ID번호(Aadhaar), 휴대전화(Mobile)를 일원화하는 JAM번호 삼위일체(JAM Number Trinity) 정책을 강력 시행하고 있다. 이 정책은 3억명의 사회보장급여 지급과 연계해 은행 계좌를 함께 개설, 수혜자를 찾아서 챙겨 주는 국민생활보장 지급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둘째 2016년 11월 현재 아드하르(Aadhaar, `기반`을 뜻하는 힌두어) 시스템에는 10억명의 지문과 홍채 인식 정보 등이 등록돼 있다. 생체인증 시스템은 그동안 본인 확인 누적 조회 30억건 이상을 기록하는 등 세계 최대의 야심에 찬 생체 빅 데이터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 거의 실시간으로 본인 확인이 가능한 요구 조건을 충족시킴으로써 통신 사업자에게는 2G에서 곧바로 4G 최첨단 이동통신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선제 투자 환경을 제공한다.

셋째 인도 기업에 단말기 판매 대리점, 보험회사, 은행창구 등에 설치된 지문 또는 홍채판독기를 통해 아드하르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이 시스템은 실시간 통신회선 개통은 물론 통합결제시스템, 디지털 의료, 교육과 구직 활동 등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복합 디지털 인프라(Indian Stack)로 신속하게 전환되고 있다. 12억 국민을 대상으로 은행 거래 명세, 진료 기록, 출생 증명, 납세 신고 등을 가장 안전하고 투명하게 서비스하는 진정한 디지털 정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넷째 모든 정부 문서의 온라인 등록을 통해 정책의 투명성을 대폭 제고함과 동시에 국민이 정부 정책에 대해 토의하고 참여하는 `우리 정부(My Gov)` 이념을 지향하고 있다. 소통하는 디지털 정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통신 하부 구조로서 전국 25만개 촌락공동체를 연결하는 국가 광섬유망(Nation Optical Fibre Network) 구축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디지털 인도` 정책은 우리의 4차 산업혁명 전략에 깊은 시사점을 준다. 요약하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정책 시행과 프로세스 투명성 확보, 기업이 능동 참여를 하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디지털 인프라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인프라는 특정 공공 서비스와 기득권의 전유물이 아니라 복수 시스템과 상호 연동되는 인프라, 국가 시스템의 개조(Reinventing)와 혁신형 창업이 선순환을 일으키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격동하는 정유년에는 역동하는 대한민국 4차산업 선봉 국가 전략을 전개하는 국가 지도자가 혜성처럼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하원규 ETRI 초연결원천연구본부 초빙연구원 wgha@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