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 디인시스템 외도(?)… VR 대중화 선언

디인시스템이 가상현실(VR) 대중화에 나선다.

헬기 VR 시뮬레이터.
헬기 VR 시뮬레이터.

VR를 제대로 즐기려면 세 가지 요소가 충족돼야 한다. VR 콘텐츠가 필요하다. 이를 눈으로 보기 위한 기기도 갖춰야 한다. 영상에 현실감을 더할 진동 의자가 요구된다.

디인시스템은 이 가운데 진동 의자에 주목했다.

일단 안경처럼 쓰는 VR 기기 도움 없이 가상현실을 구현했다. 콘솔데스크 위에 대형 모니터 세 대를 붙여놓고 VR 영상을 작동시킨다. 비행기를 운전하는 내용이다. 진동 의자가 영상에 맞춰 움직인다. 의자 옆에는 조종기도 부착됐다. 방향을 트는 것은 물론 미사일을 쏠 수 있다. 비행 중 땅 밑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양 옆으로 다른 비행기들이 떠다니기도 한다.

콘텐츠는 무한하다. 롤러코스터나 봅슬레이 등 영상만 바꿔 넣으면 진동 의자가 연동해 작동한다. 모니터 대신 안경형 VR 기기를 사용해도 된다. 이번 VR 시뮬레이터를 3월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세계 보안 엑스포(SECON 2017)`에서 공개한다. 이미 협업을 제안하는 회사가 등장할 만큼 관심이 높다.

최대 경쟁력은 가격이다. 1억~2억원을 호가하는 외산 제품 대비 3분에 1 수준이다. 콘솔데스크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접목해 단가를 낮췄다. 디인시스템은 외산이 장악한 VR 시뮬레이터에서 국산 힘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수철 디인시스템 대표.
오수철 디인시스템 대표.

오수철 디인시스템 대표는 “기존 사업 역량을 활용해 잘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를 찾던 중 VR를 선택했다”며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VR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스마트공장 산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디인시스템은 1995년 설립됐다. 콘솔데스크, 디스플레이 월 시스템, 모니터 거치대, 종합상황실 설비 등을 만드는 전문 기업이다. 그동안 정부 관계기관 시설과 국내외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종합상황실 구축 사업을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중동과 동남아 지역으로 수출 중이다.

조직 내부에 설계, 디자인 팀을 별도로 뒀다. 자체 생산 공장도 가동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제품 설계부터 디자인, 생산까지 원스톱 방식으로 제공한다. 덕분에 로열티 지불 부담도 없다. 제품 단가를 낮추고 맞춤형 주문 생산이 가능한 비결이다.

시장조사기관 수퍼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VR 시장 규모는 지난해 27억달러에서 올해 53억달러, 2018년 102억달러, 2019년 178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