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족번식은 인간 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기본 욕망이다. 1년에 한번 뿐인 첫날밤을 위해 1만3000km 이상 이동하는 새가 있어 화제다. 하지만 밤낮 없이 날아도 대부분 암컷과 눈도 못 마주치는 `슬픈 결말`을 맺는다.
최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독일 맥스 플랑크 연구소 바트 캠페네어스 박사는 `아메리카메추라기도요`가 번식을 위해 4주간 8100마일(1만3045㎞)을 날아 암컷에게 접근한다고 밝혔다. 인천에서 뉴욕까지 거리(약 1만1000㎞)보다 더 먼 거리를 `첫날밤`을 위해 날아간 셈이다.
몸길이 22㎝인 아메리카메추라기도요는 북아메리카 북부와 시베리아 동부 북극해 연안에 서식하는 도요새 일종이다. 연구팀은 짝짓기를 위해 이동하는 수컷들을 추적, 관찰했다.
일반적으로 도요는 여름이 되면 북극 툰드라 지대에서 남미로 이동한다. 이 시기 먹을 게 풍부하기 때문에 암컷은 짝짓기 준비를 마친다. 연중 수컷이 교미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다.
일반적으로 암컷은 1년에 많아야 두 번 정도 교배한다. 수컷은 암컷과 첫날밤을 꾸릴 기회가 극히 드물다. 짝짓기에 실패한 수컷은 다른 암컷을 찾아 하루에만 100마일(약 160㎞) 이상을 이동한다. 이렇게 4주간 이동한 거리는 1만3045㎞에 달했다. 도요는 시속 37마일(60㎞)로 휴식 없이 40시간 날 수 있다. 교배 시즌이 오면 식음을 전폐하고 매일 100마일씩 날아 인천에서 뉴욕이 넘는 거리를 날아간다.
먼 거리를 날아가도 교미에 성공한 수컷은 거의 없다. 운 좋게 성공한다 해도 교미가 끝나면 수컷은 또 다른 암컷을 찾아 이동한다. 새끼 양육에 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단 하룻밤`을 위한 날개 짓에 불과하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