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올해 금융 정보기술(IT)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다. 국민은행과 KB카드가 차세대시스템 구축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IT 프로젝트를 발주한다. 산업은행에 이어 KB금융그룹 차세대 프로젝트가 IT 서비스, 소프트웨어(SW), 하드웨어(HW) 기업 격전지가 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KB카드가 2500억원과 1500억원 규모 차세대 프로젝트를 발주한다. 200억원 규모 KB캐피탈 차세대 프로젝트와 단위 업무 시스템 구축 사업을 포함하면 총 5000억원 규모다.
국민은행의 IBM 메인프레임 대상 유닉스 전환이 최대 관심사다. 2014년 유닉스 전환을 검토했다가 내부 갈등으로 중단됐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정보화전략계획(ISP) 컨설팅으로 유닉스 전환을 검토, 사실상 확정했다.
개방형 플랫폼 전환을 차세대 프로젝트 키워드로 설정했다. 유닉스 전환에 따라 서버 업체 간 경쟁이 예상된다. 한국IBM, 한국HP, 오라클 등이 유닉스 서버를 공급한다.

국민은행은 최근 차세대추진본부를 신설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월에 제안요청서(RFP)를 발주한다”면서 “5월에 프로젝트를 시작해 2020년 2월 완료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KB카드도 포스트차세대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지난해 8월 AT커니, 삼정KPMG를 사업자로 선정해 ISP를 시작했다. 연초에 ISP를 완료하고 2분기 구축 사업을 발주한다. 현 KB카드 주정보시스템은 2010년에 가동돼 올해 7년째를 맞는다. 시스템 노후화 등으로 2019년에는 신시스템이 가동돼야 한다.
KB캐피탈은 200억원 규모 차세대 프로젝트를 지난해 말 발주했다. 2월 중 사업자를 선정한다. 프로젝트관리조직(PMO) 사업자는 EY한영과 우선협상을 진행한다.
KB금융그룹 주력 계열사가 잇따라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 IT서비스 기업 대응이 분주하다. LG CNS, SK주식회사는 산업은행에 이어 국민은행과 KB카드 차세대 사업을 놓고 재격돌한다.
문제는 개발 인력 수급이다. 산업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가 시작돼 상당수 인력이 투입된다. 현재 농협금융 IT 분리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중견 IT서비스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
KB캐피탈 차세대 사업은 중견기업인 IBK캐피탈과 대우정보시스템 등도 제안할 수 있다. IBK시스템은 다수의 캐피탈 차세대 구축 경험이 있다. 두 회사는 수출입은행 차세대 프로젝트에 컨소시엄을 구성, 사업을 수주했다.
SW업계도 KB금융그룹 계열사 차세대 프로젝트를 정조준한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등 SW를 놓고 국내 기업과 오라클 등 외국계 기업이 경쟁한다. 50여개 SW 기업이 IT서비스 기업과 협력한다.
IT서비스업계 관계자는 “KB금융그룹 계열사 IT 프로젝트가 전체 금융 차세대 시장 절반을 차지한다”면서 “올해는 KB금융그룹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B금융그룹 차세대 프로젝트 추진 현황 자료:금융사 종합>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