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CT산업에 베팅하는 중국 정부

중국 정부가 정보 인프라 확충에 3년 동안 200조원을 투입한다. 초고속 인터넷망, 5세대(5G) 무선통신 등 네트워크 고도화가 주요 사업이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에도 뭉칫돈을 투자한다.

중국 정부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새로운 경제 활성화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무엇보다 목표를 수치로 제시할 정도로 세부 실행 방안도 탄탄하게 세워 놓았다.

대표 사업으로 2018년까지 총 9만㎞에 이르는 초고속 광케이블을 구축하는 것이다. 초고속 인터넷이 가능한 광대역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시골 지역 90%까지 확대하는 내용이다. 시골과 마을 중심으로 4세대(4G) 기지국을 200만개 추가 설치하는 계획도 담겼다. 모바일 네트워크 사용률을 인구의 7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에 찬 계획이다. 나아가 5세대(5G) 통신 기술 연구를 지원하고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다.

중국은 최근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자동차 등 제조업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반도체 굴기, 디스플레이 굴기 등을 현실화하고 있다. 여기에 ICT 산업까지 두각을 드러내면 단기간에 첨단 산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이들 산업이 한국 경제를 먹여 살려 온 핵심 분야라는 점이다. 중국이 막강한 자본과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잠식하면 우리 기업의 설 땅이 사라진다. 일본 전자산업이 한국에 밀렸듯 우리 주력 산업도 중국에 주도권을 넘겨줄 수밖에 없다.

대책이 시급하다. 현재로서는 한발 앞서 나가는 전략이 유효하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는 비교 우위 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상용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 정보 인프라도 5G 통신과 같은 첨단 기술로 추격을 뿌리쳐야 한다.

우리 정부는 지난 몇 년 동안 ICT 인프라나 연구개발(R&D) 투자와 관련해 `할 만큼 했다`는 태도를 취해 왔다. 이 때문에 프리미엄이나 첨단 기술 개발 속도가 크게 둔화된 것이 사실이다. 중국 정부가 목표를 세부 수치까지 제시한 것과 대비된다. 우리 정부도 미래 투자에 더 이상 인색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