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정준영이 성추문에 휩싸인 지 약 3개월 만에 KBS2 ‘1박2일’에 복귀했다. 무혐의 처분을 받긴 했지만, 성과 관련된 민감한 사건이라 정준영의 복귀는 대중의 큰 관심사였다. ‘1박2일’은 그런 부담을 이겨내고 배려 깊은 방법을 통해 정준영과 함께하는 새해의 시작을 알렸다.
앞서 정준영이 복귀를 선언할 당시는 ‘1박2일’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정준영은 그간 프랑스에서 재충전을 가지며 신보작업에 매진했고, 소속사는 지난 3일 “다음 달을 목표로 새 솔로 정규앨범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지난 7일 ‘1박2일’ 제작진은 “정준영이 지난 6일 밤 첫 녹화에 합류했으며 이 모습은 오는 15일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폭탄선언이었다.
정준영의 방송 합류 소식은 소속사 대표와 일부 제작진만 알고 있었던 비밀스러운 정보였다. 소속사 직원도, 홍보를 맡고 있는 대행사도 전혀 몰랐다. 사전에 정보가 새어나갈 경우, 과도한 관심이 쏠리고 의도치 않은 오해가 생길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했던 의도로 보인다.
이런 ‘1박2일’의 조심스러운 태도는 방송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1박2일’에서는 분명히 정준영의 복귀가 이뤄졌지만, 그의 분량은 드물었다. 멤버들조차 정준영이 돌아온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이날 방송에서 정준영은 멤버들과 다른 장소에서 오프닝을 열었다. 정준영은 지리산을 등산해야 했고, 멤버들이 뽑은 숫자만큼 자신의 이름이 호명돼야 하산할 수 있었다. 멤버들은 자신이 뽑은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평소처럼 정준영을 그리워하며 언급했다.
‘1박2일’ 유일용 PD의 말에 따르면 멤버들은 정준영이 자숙하는 동안 녹화 중에도 정준영을 언급을 했고, 근황을 묻는 등 걱정을 많이 했다. 복귀 미션은 정준영이 스스로 시간을 많이 보내긴 했지만, 방송에서는 처음이니 혼자서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깊은 생각에서 우러났다.
지리산을 힘겹게 오르는 정준영의 모습은 우직해보였다. 홀로 등반을 하며 “이름 아직 안 불렀냐”고 거듭해 묻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짠해 보였다. 설정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진심과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은 감동이 더해져 자연스럽게 대중의 마음을 열었다.
기존 프로그램들에서 자숙기간을 거친 연예인들이 복귀하는 방식과 조금 다른 모양새다. 사실 거의 재합류하는 경우도 없긴 하지만, ‘요물 막내’라 불릴 정도로 능력 좋고 능글맞던 정준영은 조용히 스며들듯 다시 ‘1박2일’에 함께했다. 멤버들과도 떨어져 있었지만, 마음만은 함께였다.
정준영은 산을 오르며 올해는 더 건강하고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제작진도 정준영이 최대한 재미있게 본인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또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정준영의 ‘등산 다큐’는 ‘1박2일’ 팀이 그를 진심으로 아끼고 위하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