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02>위기도 창의로 풀 수 있다-창의 위기대응법

▲오늘의 고민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팀버랜드의 제프 스워츠 최고경영자(CEO)는 메일함을 열어 보고 깜짝 놀랐다. 하루아침에 6만5000개의 새 메일을 받았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을 비롯해 환경에 관심 많은 소비자가 보낸 항의 메일이었다. 팀버랜드가 쓰는 쇠가죽 일부가 아마존 열대우림을 밀어내고 만든 목장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소식은 금세 퍼져서 기사도 뜨기 시작했다. 이 상황,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02>위기도 창의로 풀 수 있다-창의 위기대응법

▲오늘의 성공 스토리

항의 메일을 받은 스워츠는 처음에 당황스럽기만 했다. 그 당시 신발 제조사 대부분은 가죽 공급사에서 품질 좋은 가죽을 사올 뿐 정확히 어느 목장에서 만들어지는지 알기 어려웠다. 팀버랜드는 평소에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운 만큼 이걸 몰랐다는 것만으로도 평판이 추락하는 건 시간문제였다. 고민하던 스워츠는 남다른 방법으로 이 위기를 역전시켰다. 어떻게 했을까.

일이 터지자 팀버랜드 임원들은 브라질산 가죽 거래를 모두 끊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스워츠는 단순히 현재 문제를 덮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린피스에 연락해 자신과 회사의 부족함을 인정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하고 힘을 합쳐 달라고 요청했다. 직접 변화를 끌어내는 걸 좋아하는 환경운동가의 구미에 딱 맞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그린피스는 팀버랜드의 적극 제안에 감명 받아 두 팔을 걷고 나서서 협력하기로 했다. 그 덕에 팀버랜드는 두 달 만에 가죽 원산지 인증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제는 열대 우림을 파괴하며 만들어진 가죽을 걸러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른 기업도 앞 다퉈 이 시스템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화를 내던 그린피스는 환경 보호를 위해 앞장서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든 팀버랜드에 찬사를 보냈다. 이 결과를 환경운동가와 소비자에게도 알렸다. 팀버랜드는 다시금 친환경 이미지를 굳힐 수 있었다. 이렇게 위기 상황을 전화위복 기회로 활용한 팀버랜드는 사건 후 1년 만에 매출을 11% 끌어올리는 등 상승세를 이어 나갔다.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02>위기도 창의로 풀 수 있다-창의 위기대응법

좀 더 기발한 아이디어로 위기를 이겨 낸 기업도 있다. 바로 존슨앤존슨의 여성용품 브랜드 `o.b.`다. 2010년 o.b. 제품 라인 가운데 하나가 생산에 차질이 생겨 공급이 끊기는 일이 발생했다. 오랫동안 쓰던 제품을 예고도 없이 갑자기 살 수 없게 되자 소비자의 화가 폭발했고, 존슨앤존슨 제품 보이콧 운동까지 일어났다.

소비자의 화를 풀어 줄 방법을 고민하던 존슨앤존슨은 색다른 아이디어를 냈다. 딱딱한 사과문 대신 감성이 민감한 여성 고객에게 초점을 맞춰 사과 메시지를 담은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제목은 `Triple Sorry`, 즉 `정말 미안해요`였다. 잘생긴 남자 주인공이 등장해 감미로운 목소리로 `불편을 끼쳐서 미안하다`는 노래를 불렀다. 로맨틱하면서도 재미있는 뮤직비디오였다.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고객이 자신의 이름을 타이핑해서 넣으면 남자 주인공이 이름을 불러 주며 일대일로 직접 사과하는 것처럼 만들었다. 게다가 이 신기한 영상이 끝난 뒤에는 o.b. 제품 쿠폰도 내려 받을 수 있게 해 사과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이 기발한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재미있어 했다. 영상은 언론에서도 화제가 되며 홍보 효과까지 누렸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오히려 o.b. 브랜드에 더욱 애착을 느끼게 됐다. 존슨앤존슨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위기에 잘 대응한 덕분에 북미와 유럽에서 여전히 사랑 받는 브랜드로 남을 수 있었다.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02>위기도 창의로 풀 수 있다-창의 위기대응법

장 클로드 라레슈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 교수는 “창의 기업은 어떤 위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이들의 대응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었을까. 우선 화가 난 소비자의 특성을 잘 파악했다. 그리고 여기에 맞춰서 뻔한 방식 대신 그들만의 창의 아이디어를 냈다. 그 덕분에 소비자에게 예상을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하며 위기를 넘을 수 있었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 회사도 예상치 못한 평판 위기를 이겨 낼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 팀버랜드와 존슨앤존슨의 창의 위기대응법에서 팁을 얻어 보라. 위기를 더 큰 기회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정리=조은실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 제작본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