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기가인터넷, 무섭게 큰다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해 1월 KT 분당지사에서 `기가 인터넷 고객 100만달성`을 위해 수고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KT는 불과 1년만에 140만을 늘리며 240만 가입자를 달성했다.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해 1월 KT 분당지사에서 `기가 인터넷 고객 100만달성`을 위해 수고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KT는 불과 1년만에 140만을 늘리며 240만 가입자를 달성했다.

새해 벽두부터 `기가인터넷 전쟁`이 시작된다. 250만 가입자를 선점한 KT가 포문을 열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공세를 다짐했다.

기가인터넷은 `유선의 재발견`으로 불린다. 초고속인터넷보다 가격이 비싸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된다.

기가인터넷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차별화한 콘텐츠 발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슈분석] 기가인터넷, 무섭게 큰다

◇ 기가인터넷 전쟁

KT는 지난 16일 기가인터넷 250만 가입자 돌파를 계기로 목표를 공세로 전환해 수립했다.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을 계획이다. 지난해 140만명을 유치, 누적 가입자 240만을 확보했다. 올해에는 360만 이상을 예상한다. 380만~390만에도 도전한다. 지난해 28%인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가운데 기가인터넷 비중이 연말에는 40%를 상회할 것으로 자신한다.

기가인터넷을 처음 시작한 것은 KT가 아니지만 시장을 만들고 키운 것은 KT라 해도 무리가 아니다. 황창규 회장의 기가토피아 전략에 따라 2014년 10월 기가인터넷을 출시, 1년여 만에 100만 가입자를 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2년 만에 200만을 넘어섰다. `초고속인터넷으로도 충분, 기가인터넷은 시기상조`라는 비관론을 실적으로 잠재웠다.

KT는 올해 일반주택 커버리지 95% 달성, 기가와이파이 2.0 확산, 10기가인터넷 상용화 등으로 기가인터넷 공세를 이어 간다.

경쟁사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SK브로드밴드(SKT 재판매 포함)와 LG유플러스가 적극 공세 전략으로 기가인터넷 가입자를 모집한다. SK브로드밴드는 최대 100만 가입자, LG유플러스는 60만~70만 가입자를 각각 유치한다는 목표다. 이에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20%를 기가인터넷 가입자로 확보한다는 목표를 완료했다.

대신증권은 18일 “기가인터넷 경쟁 우려보다 통신 3사 참여에 의한 시장 형성 자체와 성장 가능성에 주목할 때”라고 평가했다.

◇유선의 재발견

기가인터넷은 `유선의 재발견`으로 불릴 만큼 통신사에는 구세주 같은 존재다. 가입자가 포화 상태고 요금은 떨어질 일만 남아 있던 유선통신은 신성장 동력이 절실했다. 기가인터넷이 이 일을 해냈다.

기존 초고속인터넷은 무약정 월 요금이 3만9600원이다. 기가인터넷은 5만5000원(1Gbps 기준)으로 1만5400원 비싸다. 기가인터넷은 모든 구간이 광케이블로 연결돼 최고 다운로드 속도가 1Gbps에 이른다. 초고속인터넷 최고 속도가 100Mbps인 것과 비교하면 10배나 빠르다.

기가인터넷 가입자 증가는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 기가인터넷이 생소하던 2015년까지만 해도 초고속인터넷 부문은 매년 매출이 감소하는 암울한 시장이었다. 2012년부터 4년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 그러나 기가인터넷 가입자가 빠르게 늘기 시작한 지난해에 반전이 일어났다. 통신 3사의 초고속인터넷 매출이 3조5000억원으로, 올해는 2015년보다 7%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통신사 성장 지표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기가인터넷 가입자가 가장 많은 KT 초고속인터넷 ARPU 추이를 보면 2012~2015년 줄곧 하락하다가 지난해 1000원 이상 오르며 1만8000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초고속인터넷은 기가 커버리지 확대와 기가 가입자 증가로 ARPU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빠른 속도가 전부? “콘텐츠 내놔야”

기가인터넷은 강점으로 `빠르고 편하다`를 내세운다. 초고속인터넷보다 빠르면서도 기가와이파이를 활용하면 자유롭게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고 속도가 나온다고 가정할 때 기가인터넷은 4GB 풀HD 영화 1편을 다운로드하는 데 32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초고속인터넷은 빨라 봐야 320초다. 대용량 동영상이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하면 빠르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그러나 빠르고 편하다는 것만으로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도록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아직도 많은 소비자가 초고속인터넷에 만족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가인터넷을 써야만 하는 이유`를 보여 줘야 한다는 결론이다. 통신사들은 `차별화한 콘텐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표 상품이 초고화질(UHD) TV다. UHD TV는 HD보다 4배 선명한 초고화질 해상도와 차별화한 콘텐츠를 제공, 비싼 가격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 UHD ARPU는 일반 IPTV보다 약 40% 높다. 그만큼 수익성이 좋다.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같은 전용 콘텐츠 서비스도 필요하다. 대용량 콘텐츠를 빠르게 전송하는 기가인터넷만의 장점을 부각해야 하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새해에는 기가인터넷의 편리함을 느낄 수 있도록 기가와이파이 알리기에 주력할 계획”이라면서 “이와 함께 기가인터넷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