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한숨 돌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는 일은 피했다.
극한 상황은 벗어났지만 삼성 앞에 놓인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이 부회장은 여전히 피의자 신분이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박상진 사장 등의 추가 검찰 소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뇌부에 여전히 혐의가 남아 있는 상태로, 경영 정상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떨어진 발등의 불을 끄는 게 급한 삼성이다. 그러나 일정 시간이 흐른 이후에는 지금 상황을 복기할 때가 있을 것이다.사법 처리 여부를 떠나 국내 대표 기업이 여러 혐의를 받는 것에 큰 틀에서 반성과 점검이 필요하다.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설명하기엔 시끄러움이 약하지 않았다. 유사한 상황에서 큰 문제를 야기하지 않은 대기업군도 분명히 존재한다.
경제계 파장을 고려해 이 부회장 구속에 반대한 목소리만큼이나 삼성에 대한 질타도 함께 나왔다. 이 부분도 곱씹어봐야 한다. 감사함과 책임감을 함께 새겨야 한다.
그래야만 최근 사태를 통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삼성과 한국 경제호를 볼 수 있다. 분명히 변곡점이다. 불편과 고통 속에서도 교훈과 시사점을 찾고 정확히 인식해야 미래 발전이 있다. 삼성에 대한 높은 기대치도 다시 생각해 볼 때다.
기업 본연의 활동도 조금씩 길을 터야 한다. 지난해 말부터 검찰 수사, 국정조사 청문회, 특검이 이어지면서 기업 활동 자체가 소홀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보통 12월 초에 단행하던 사장단 인사가 연기되면서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이 뒤로 밀렸다. 주요 계열사의 경영 계획도 아직까지 확정되지 못했다. 삼성이 계획을 내놓지 못하면서 수천개 협력 중소기업까지 우왕좌왕한다. 더 큰 그림에서 투자와 인수합병(M&A) 추진, 신사업 확장 등 공백도 최소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