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현장 종합 | ‘식식한 소녀들’] 다섯 소녀가 펼칠 더 유쾌하고, 더 젊은 ‘한국인의 밥상’

사진=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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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이예은 기자] 솔직한 ‘먹방’ 프로그램이 탄생할 예감이 든다. 고장마다 제각각 다르게 느껴지는 음식을 맛 본 순간, 다섯 명의 소녀들은 맛있으면 엄지를 치켜세우다가도 없으면 없다고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광화문 씨네큐브 1관에서 열린 E채널 예능프로그램 ‘먹!킷리스트 식식한 소녀들’ 제작발표회에 방송인 정준하, 가수 루나, 차오루, 허영지, 박보람, 자이언트핑크, 정진운이 참석했다. 이날 하이라이트 영상 시연 후 기자들과의 간담회로 이어졌다.

‘먹!킷리스트 식식한 소녀들’은 바쁜 스케줄, 숙소 생활로 제대로 된 밥 한 끼 먹기 힘든 다섯 소녀들이 매주 손맛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집밥 고수 어머니들이 만든 한 끼를 먹고 맛의 새로운 정의를 내리는 프로그램이다. 흥미로운 건, 서울 내에서 찾아다니는 게 아니라 전국을 돌며 ‘맛’을 찾아다닌다는 점이다.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김승훈 PD는 앞서 매체를 통해 “제대로 된 집밥 한 끼 먹기 힘든 소녀들이 매주 맛의 본고장으로 내려가 집밥 고수들이 만든 집을 먹는다는 기획으로, 음식점에서는 절대 맛 볼 수 없는 집밥을 먹고, 소녀들이 젊은 세대를 대표해 맛의 새로운 정의를 세운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사진=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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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에는 ‘먹방’의 아이콘 정준하와 새롭게 예능 샛별로 떠오르는 가수 정진운이 진행을 맡을 예정이다. 더불어,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에프엑스의 루나, 피에스타 차오루, 허영지, 박보람, 래퍼 자이언트핑크가 게스트로 나서 활기를 가득 불어 넣어준다. 실제로 발표회 현장에서의 다섯 멤버들은 이미 오랫동안 함께한 그룹인 것처럼 친밀한 호흡을 선보여 생기 넘치는 분위기를 선사했다.

이미 수많은 ‘먹방’ 프로그램이 범람하는 가운데, 지겨움을 느끼고 있는 대중들에게 ‘식식한 소녀들’이 새롭게 다가오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출연진들은 여타 프로그램들과는 확실히 다르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기존 ‘식신로드’나 ‘식신원정대’를 통해 ‘먹방’프로그램에서 줄곧 활약한 정준하는 “요즘 먹방 프로그램이 많다 보니까 뭔가 차별화되고 독창적이고 당위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프로그램이 비슷하니까, 저희도 창의적이고 색다른 것을 보여드리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다른 프로그램하고 차별적인 건, 우리는 맛있는 맛집을 다니는 게 아니다. 심지어 함께 하는 소녀들은 이런 지역이 있나 할 정도로 다양한 지역에 가고 집밥 고수님들의 밥을 먹으면서 지역도 소개하고 음식들을 소개한다. 그런 음식을 먹으면서 또 행복하고 즐거운 에너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진운 역시 “‘잘 먹겠습니다’와 ‘청춘불패’와 다른 점은, 집밥을 먹으러 다닌다는 점이다. 저희 방송의 가장 큰 특징은 맛있는 집밥을 먹으러 가는데 그 고장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을 먹는다. 저희는 생소하거나 특별한 음식들을 무조건 맛있게 먹지 않는다. 입맛이 다 다르기 때문에 신기해할 수도 있다. 다른 방송들은 좋아하는 음식을 스튜디오로 가져와서 먹질 않나. 저희는 어떤 음식은 입맛에 맞지 않아서 맛없어 하기도 하고 신기해하기도 하면서 설명을 하고 전달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기대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사진=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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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식당이 아닌, 집으로 찾아가 각 지방의 고유의 맛을 느끼고 전달하는 것은 시청자들 뿐만 아니라 출연진들에게도 색다름으로 다가왔던 모양이다. 바쁜 생활로 인해 집밥은 물론이며, 주로 가공된 음식에 의존하는 걸그룹에겐 특별하고 감사한 경험이 될 터. 이에 다섯 소녀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전하면서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박보람은 “제가 어마어마하게 많이 먹어서 분량의 90%가 먹는 것이다. 하지만 제가 살면서 언제 또 거길 가서 먹어보겠나. 그냥 맛있게 먹고, 서울 올라가서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정준하는 “박보람은 매일 두 시간씩 운동을 하더라. 그런데 저희가 촬영장에서 보는 모습은 “여자 가수가 이렇게 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놀란다. 보통 밥을 2~3공기 먹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던 차오루는 “우리는 PPL없다. 정말 집에 찾아가서 ‘먹방’한다. 집밥을 먹는 것이다. 또, 주인 분들이 식당하신 분도 아니니까 진짜 맛있는 것을 먹는다. 먹으면서 그만 먹지 않고, 이야기도 하면서 먹는다. 그래서 시청자 분들이 보면 행복하다 느끼실 것이다”고 전했다.

문경의 자랑이라고 불리던 루나는 “저한테 집밥이란 따뜻함과 포근함이다. 저는 13살부터 숙소생활을 했기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지방에 다니면서 집밥을 먹으니 어머니와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났다. 나중에 제가 어머니가 됐을 때, 이렇게 맛있는 반찬과 음식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요리가 되게 하고 싶더라”고 말해 프로그램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사진=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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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게 사투리를 구사하며, 자신은 걸그룹이 아니라 막 먹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던 자이언트핑크는 “앞에서 이야기 다 하신대로 집밥은 질리지 않고, 따뜻한 것이다. 저는 서울로 올라와서 부모님이 한 번씩 반찬들을 보내주신다. 그런데 요새 끊겨서 힘들다. 그래도 그래도 이 프로그램으로 와서 촬영하면서 먹을 수 있어서 기쁘다”며 행복한 모습을 보였다.

여자 가수로써, 몸매 관리 이야기 역시 빼놓을 수 없었으나 집밥을 먹을 때만큼은 마음 편하게 먹고 즐기고 있다는 그들은 어딘가 들떠보였다. 더불어, 촬영 중 함께 술을 마시고 광란(?)의 파티를 보낸 밤을 이야기하며 돈독한 모습을 드러내 강력한 호흡을 기대케 한다. 정진운, 정준하 두 명의 MC가 자신감 넘치게 소개한 만큼, ‘식식한 소녀들’이 주춤하고 있는 ‘먹방’ 프로그램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오는 23일 오후 8시 첫 방송.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예은 기자 9009055@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