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소기업이 미국 전력 인프라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뛰어든다. 미국 현지 기업도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진 전력망 연결 ESS 구축 경험과 기술을 갖추고 있는 덕이다. 한국전력공사와 현지 엔니지어링 기업 번스앤드맥도널이 연합해 ESS 시장을 확장하는 데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이엔테크놀로지(대표 이태식)는 23일 한전, 번스앤드맥도널과 미국 ESS 시장 공략을 위한 협약서(MOU)를 교환하고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일부 대기업이 미국 현지 시스템통합(SI) 기업을 인수해 ESS를 공급한 사례는 있지만 ESS 완제품 독자 시장 공략은 첫 사례다.
회사는 캘리포니아 전력사 PG&E가 발주한 60㎿(배터리 용량 240㎿h) ESS 입찰(PSA)에 참여한다. 사업은 PG&E가 지정한 지역에 ESS 설치를 포함, 장기 운영 관련 수익 배분 방식 등 사업성 검토를 거쳐 최종 낙찰한다. 이엔테크놀로지와 한전은 한국에서 성공리에 수행한 주파수조정(FR)용 ESS 구축·운영 사례를 제공하고, 번스앤드맥도널이 시장성 분석 등 컨설팅을 하면서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이엔테크놀로지는 이번 입찰을 시작으로 한전과 공동으로 추가 프로젝트 탐색과 제안을 벌일 방침이다.
이엔테크놀로지는 한전이 2014년과 2015년에 벌인 FR용 ESS 구축 사업 기술 평가에서 각각 1·2위를 차지하며 신용인변전소, 울주변전소에 16㎿급(PCS용량기준) 및 24㎿급 ESS를 구축해 기존 석탄·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대체 효과를 입증해 냈다. ESS·풍력·태양광 등 전력 수요관리(DR)를 한꺼번에 운용할 수 있는 통합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개발하고, 배터리를 제외한 ESS 토털 솔루션 기술로 경쟁력을 높였다.
이태식 대표는 “이번 MOU에 따라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주에 설립한 미국 법인을 한전 미국 지사와 가까운 뉴저지로 옮겨서 시장 대응력과 업무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한전 FR용 대형 ESS 구축 경험을 통해 얻은 대형 전력변환장치(PCS) 기술로 아직 상용 운영 경험이 없는 FR와 신재생에너지 연계형 시장 선점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