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지만 국내 배터리 전문가들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가 밝힌 배터리 결함이 발화로 연결됐다는 입증도 부실했고, 배터리 고용량 사용이 근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발화 원인 규명에는 삼성전자가 밝힌 분석 내용의 설득력이 약하다는 시각이다. 박철완 박사(전 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 전지센터장)은 “A배터리 음극판 눌림 현상은 결함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발화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삼성전자는 결함을 찾았을 뿐 눌림 현상이 발화 원인임을 입증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눌림 현상으로 단락(음·양극이 만나는 현상)할 가능성은 있지만 최종 단락까지는 다른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B배터리 분석 역시 허점이 제기됐다. 박 박사는 “B배터리는 알루미늄 양극 탭 문제가 발화 원인이라면 사고 제품 발화 위치가 배터리 상단부여야 하지만 지금까지 B배터리의 갤노트7 사고 유형을 보면 발화 위치가 전부 산발로 일어났다”고 꼬집었다.
선우준 박사(TOP21 대표)는 “A배터리는 양극재의 에너지 밀도를 4.4gm/cc까지 무리하게 용량을 늘린 탓에 기공(공간)이 부족해 전해액 주입 불량으로 이어졌고, B배터리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전해액이 유출되면서 외부 충격에 의해 발화됐을 것”이라면서 “모두 배터리 설계 결함이 맞다”고 주장했다. 선우 박사는 이 모두 삼성전자 제품(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 테스트에서 판정할 수 있음에도 이 테스트 과정이 없었거나 지켜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선우 박사는 “두 배터리 결함 모두 안전성 테스트를 통해 충분히 잡아 낼 수 있는데도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회사와 오랜 공급 경험에서 이 같은 과정을 무시한 건 아닌지 의문”이라면서 “배터리 제작사 과실을 따지기 이전에 배터리 대용량 요구가 근본 원인이다”고 강조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