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체리츠 대표는 만 28세이다. 대학 졸업 후 약 4년 간 개인 개발자로 일하다 지난해 4월 법인을 세우고 모바일게임 `수상한 메신저(MYSTIC MESSENGER)`를 출시했다.
`꽃미남과 하는 메신저`를 슬로건으로 한 이 게임은 올해 1월까지 세계 60여개국에서 250만 다운로드, 수십억원 매출을 올렸다. 미국의 경우 한번 이상 결제한 이용자가 55%다.
모바일게임 출시와 동시에 캐릭터 상품 패키지도 팔았다. 8만원에 육박하는 패키지는 불티나게 팔렸다. 개인개발자 시절 스팀 등에 출시한 체리츠 전작을 플레이 한 세계 이용자들이 열광했다.
![이수진 체리츠 대표](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7/01/24/article_24152109692986.jpg)
이 게임 이용자 99%는 여성이다. 90% 이상이 한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접속한다. 북미, 유럽, 아시아는 물론 중동에서도 게임을 찾는다. 모바일게임에서 흔한 비즈니스모델인 `확률형 아이템` 하나 없다. 마케팅도 전혀 하지 않은 채 올린 성과다.
이 대표는 “이렇게 잘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며 “여자들을 행복하게 하자는 마음으로 소통의 욕구와 외로움을 잘 어루만진 것이 이유”라고 말했다.
체리츠는 국내 게임업계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모델이다. 창업주는 주류 게임업체에서 일한 적이 없다. 이 대표는 국내 대학에서 게임 제작을 전공하다 한계를 느껴 미국 일리노이 공대로 유학을 떠났다.
프로그래밍을 전공하고 한국에 돌아와 2012년부터 개인사업자로 게임을 만들었다. 수상한 메신저를 만들고 이용자가 폭주하자 직원을 모집하기 시작해 이제 15~20명 남짓한 개발진을 꾸렸다. 사실상 인디게임사다.
수상한 메신저가 올린 성과는 다운로드와 매출에 그치지 않는다. 이 게임은 세계 곳곳에서 거대한 팬덤을 만드는 중이다. 구글에서 수상한 메신저의 영문명으로 검색하면 각국 이용자가 직접 코스프레한 사진과 팬아트가 수천장 올라온다.
지난해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텀블러에서는 `오버워치` `포켓몬고` 등 유명 게임을 제치고 가장 많이 언급된 게임에 오르기도 했다. 사무실에는 각지에서 날아온 팬레터가 쌓였다.
수상한 메신저 성공에는 젊지만 주관이 뚜렷한 뚝심이 있다. 이 대표는 시나리오와 개발 설계부터 직접 손을 댄다. 게임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이후 `확률형 아이템` 삽입에 대한 건의가 있었지만 아직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 게임성을 해친다는 생각 때문이다.
당분간 투자도 받을 생각이 없다. 게임이 입소문을 타자 대형 게임회사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대표 의지만 확인하고 돌아갔다.
체리츠가 세운 다음 목표는 수상한 메신저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일회성으로 끝나버리는 것이 아닌 확장 가능한 콘텐츠를 개발한다.
이 대표는 “게임을 통해 여성들이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게임이 성공하자 제일 먼저 돈을 쓴 곳도 사회공헌이다. 수익 중 1억원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생명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3개 기관에 기부했다.
이 대표는 “수상한 메신저를 만들 때 자살을 막자는 메세지와 여성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사회에 기여하는 게임을 만들자는 뜻을 담았다”면서 “규모 확대와 상업적 성공에 연연하기보다는 자유롭게 창작하는 회사를 지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상한메신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7/01/24/article_24152122312711.jpg)
![인디로 시작해 60개국, 수십억원 매출...그녀들이 열광한 `수상한 메신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7/01/24/article_24152132336038.jpg)
![인디로 시작해 60개국, 수십억원 매출...그녀들이 열광한 `수상한 메신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7/01/24/article_24152142480320.jpg)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