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망중립성 정책 폐기 되나···반대론자, FCC 위원장에

아짓 파이 FCC 위원장(오른쪽)이 동료 위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아짓 파이 FCC 위원장(오른쪽)이 동료 위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이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주요 통신정책 중 하나였던 `망 중립성`이 폐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망 중립성 폐지론자인 아짓 파이(Ajit Pai)를 새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에 임명한데다 FCC를 장악한 공화당이 망 중립성 폐지에 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 통신 및 미디어에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FCC도 경쟁을 촉진하는 쪽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새 FCC 위원장에 아짓 파이를 선임했다. 34대 FCC 위원장이다. 변호사 출신으로 1973년생인 파이 위원장은 2012년 공화당 추천으로 FCC 위원에 임명, 지난 4년간 FCC 위원으로 활동해왔다. 이 때문에 위원장 취임에 필요한 상원 인준은 받지 않아도 된다. 다만, FCC 위원 임기가 5년이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그는 인도계 미국인이 FCC 위원장을 맡은 첫 사례다. FCC에 합류하기 전 미 사법부에서 근무했다. 2001년부터 2003년 4월까지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의 법률 고문을 맡기도 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2015년 2월 FCC에서 5명 위원 중 3대 2로 통과시킨 망 중립성 정책을 줄곧 반대해왔다. 지난달에도 그는 “망 중립성 정책은 수명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망 중립성(Network Neutrality)`은 콘텐츠를 전달하는 통로인 네트워크 이용을 콘텐츠에 따라 차별을 두지 않는 것이다. 인터넷 사용시 트래픽 부하량과 상관 없이 동일하게 요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민주당인 오바마 행정부의 주요 네트워크 정책이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디지털시대 `정보 평등권`을 주장하면서 망 중립성 정책을 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정보기술(IT) 업체들도 콘텐츠 증가에 따른 비용 증가를 우려하며 망 중립성을 지지해왔다. 반면 버라이즌, AT&T, 컴캐스트 같은 통신네트워크 제공자들은 “트래픽 발생량 만큼 의무를 져야 한다”며 망 중립성을 반대, 앞으로 양측간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트럼프가 속한 공화당도 망 중립성에 찬성하는 쪽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이전과 달리 FCC 주도권은 공화당으로 넘어간다. 현재 FCC 위원 5명중 2명이 공석이다. 현재 3명은 파이 위원장을 포함해 공화당이 2명, 민주당이 1명이다. 공석 2명 중 한명은 공화당원으로 트럼프가 임명할 계획이다.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5명 FCC 위원 중 3명이 공화당원이 되는 것이다.

FCC 색깔도 오바마 행정부에 비해 달라진다. FCC 인수위 팀에서 현재 FCC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경쟁을 촉진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안이 만들어지고 있어, 향후 미국 미디어 및 통신회사간 인수합병이 더 쉬워질 전망이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아짓 파이 FCC 위원장 프로필

=출생연도/1973년 11월(뉴욕, 버팔로)

=FCC 위원 연도/2012년

=가족관계/부인과 자녀 둘

=학력/하버드서 학사, 시카고대서 법학 박사

=정치성향/공화당원

=비고/첫 인도계 미국인 FCC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