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하는 시대다. 가장 기초가 되는 농업과 어업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스마트팜 2.0` 상용화를 선언했다. 충남 천안시 송남리에 위치한 KIST 토마토 시범 농가에선 스마트폰으로 작물 생육을 측정하는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스마트팜 1.0`은 단순히 비닐하우스 농장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등을 제어할 수 있는 하드웨어(HW) 중심의 온실 내 환경 제어 편의성만 제공했다. 생산성과 연계가 없고 농사를 짓는데 편리함을 준다.

`스마트팜 2.0`은 소프트웨어(SW) 차원의 개선을 이뤘다. 스마트폰으로 줄기 성장점, 토마토 방울을 찍기만 하면 바로 클라우드로 데이터가 전송된다. 유용한 데이터 분석도 가능하다. 토마토의 생육 상태, 언제쯤 수확할 수 있는지 등 수확량 예측 정보까지 제공한다. 농가에서는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앱)만 내려 받고 사진을 찍으면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이미지 프로세싱으로 시스템에 결과 값이 계산되고, 빅데이터를 모아 다른 농가에 자료를 제공할 수도 있다.
과거 조선시대에 세종대왕은 전국 각지의 농사 노하우를 모아 `농사직설(農事直說)`을 편찬했다. 농업으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기 위한 작업이었다. 역사상 최초의 농업 서적이며, 우리나라 농업의 역사가 바뀌는 계기가 됐다.
스마트팜은 이 시대의 `농사직설`이 될 수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확산 등으로 우리 농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그렇다고 농업을 포기하는 것은 안 된다. ICT와의 융합을 통한 농업 고도화가 중요한 이유다.
기존 농업에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시도는 의미가 있다. 스마트팜 2.0이 연구소 단계에 그쳐서는 안 된다. 현장의 농가에서 많이 활용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과 확산 사업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