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일한 콘텐츠를 형식만 바꿔도 소비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전체 세계관 속에서 여러 이야기와 미디어가 융합하는 트랜스미디어(Transmedia) 전략이 필요합니다.”
김창민 코미카 대표는 중국 시장 진출 비결로 트랜스미디어 전략을 꼽았다. 사드 배치 결정 뒤 중국 콘텐츠 시장 문이 좁아졌다. 웹툰 업계도 마찬가지다. 중국 진출을 타진한 많은 웹툰 관련 업체가 한한령을 넘지 못하고 전전긍긍한다.
코미카는 최근 중국 거대 게임기업 `창유`와 한국 웹툰 퍼블리싱 합작회사 `창만`을 설립,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다수 웹툰이 중국 유명 웹툰 플랫폼에 연재 예정이다.
원소스멀티유즈(OSMU)라는 용어는 친숙한 개념이지만 트랜스미디어는 생소하다. OSMU는 한 가지 원작을 웹툰,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드는 전략이다. 트랜스미디어는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지 않는다. 거대한 세계관 속에서 벌어지는 각각의 이야기를 다른 콘텐츠 형식으로 제작한다.
해외에서는 방대한 세계관으로 글로벌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다. 매트릭스 주요 이야기가 영화를 통해 소개됐지만 전체 세계관을 이해하려면 애니메이션을 봐야 하는 것과 같다. 캡틴아메리카에서 조연으로 등장한 영웅이 각자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독립된 이야기가 있는 것과 유사하다. 포켓몬스터는 원래 게임이지만 홍보를 위해 만화로 세계관을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김 대표는 “OSMU는 특성상 미리 이야기를 아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성공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반면에 트랜스미디어 전략은 독자가 콘텐츠를 볼수록 세계관과 후속 이야기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방대한 세계관을 구성하려면 기획력이 중요하다. 콘텐츠 형식별로 특성이 다른 만큼 각 영역 전문성을 지닌 기획자 확보가 필수다. 코미카는 게임, 웹툰, 영상 등 다양한 방면 전문성을 가진 프로듀서(PD)가 10명에 달한다. 회사 규모 대비 PD 숫자가 많은 편이다.
지난해 5월 사업 시작 뒤 한국형 히어로 웹툰 `우투리` `막타의 공상과학소설` 등 수상작을 배출했다. `검과마법` `더혼` 등 게임에 선행해 웹툰을 연재했다. 단순 게임 홍보를 넘어 세계관을 함께 만드는 역할을 담당, 흥행에 기여했다.
창유와 협업도 사업 구조와 지향점이 일치해 가능했다. 개별 작품 진출이 아니라 세계관 전체가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중국 진출 작품 영상화는 코미카가, 게임화는 창유가 분담한다. 세계관 내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김 대표는 “코미카는 설립과 사업 기획 단계부터 웹툰 기반 트랜스미디어 전략을 목표로 세워 지식재산권(IP)으로 성장한 창유와 공통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코미카는 다양한 영역으로 트랜스미디어 전략을 가속화한다. 연예기획사 `판타지오`와 합작한 시리즈 `트레니즈`는 웹툰으로 세계관을 만든 뒤 후속 이야기를 담은 영상으로 실제 연예인을 데뷔시킬 예정이다. 다양한 연예 웹툰을 제작해 세계관을 공유한다.
김 대표는 “지난해 사업 확장 기초를 다졌다면 올해는 구체적 성과를 거두는 해가 될 것”이라면서 “현지 시장에 맞는 형식으로 추가 해외 시장 진출도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