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초점] ‘도깨비’ OST 논란…누구를 비난해야 하는가

사진=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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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도깨비’가 인기리에 종영했다. tvN 드라마 최고 시청률, 높은 화제성, 음원차트를 휩쓴 OST 성적 등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이 인기가 채 식기도 전 논란이 일어났다.

CJ E&M은 지난 21일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의 마지막 OST인 ‘라운드 앤 라운드’를 발매했다. 이 노래는 오프닝 및 극 중 각종 주요 장면에서 들을 수 있었다. 여기에 도깨비 김신(공유 분)과 저승사자 왕여(이동욱 분)가 대파를 들고 모델처럼 걸어 나오는 화제의 장면에도 삽입되어 원곡 발매 요청이 있었다. 그리고 이날 마지막 OST음원으로 정식 발매됐다.

하지만 조금은 이상했다. 시청자들이 들어왔던 ‘라운드 앤 라운드’ 속 한수지의 목소리는 50초 동안밖에 들리지 않았다. 이후에는 가수 헤이즈의 목소리가 섞였 그는 피쳐링 참여자로 적혀있어 시청자들은 불만을 제기했다. 그리고 ‘CJ E&M 소속 가수인 헤이즈를 밀어주기 위해 이런 일을 벌인 게 아니냐’는 추측으로 커졌다.

한수지는 “어쩌면 내가 너를 제일 기다렸어. 그런데 아프구나”라고 적은 후 삭제했고 21일 “어쩌면 내가 너를 제일 기다렸어. 많이 많이 사랑해 여러분”이라는 글을 새로 올렸다. 누리꾼들은 그가 처음에 썼던 글을 두고 ‘라운드 앤 라운드’의 주인공을 빼앗겨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비난의 화살은 원곡자인 헤이즈에게로 향했다.

사진=엔터온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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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노래는 때때로 주인이 바뀌어 새 생명을 얻기도 한다. 주로 신인 가수에게 전해져 안타깝게 묻힌 후 다른 유명가수가 부르게 될 때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먼저 곡을 받았던 신인가수가 활동을 그만 두거나, 노래가 발매 된 지 오래 됐을 경우다. 하지만 ‘라운드 앤 라운드’는 이제 막 나온 신곡이기 때문에 ‘끼워 팔기’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에 헤이즈는 “지극히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루트로 가창 제의가 들어왔으며 ‘도깨비’를 애청하는 나로서는 그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비난은 CJ E&M 음악사업본부로 돌아갔다. CJ는 “노래는 음악 감독 남혜승이 연주곡으로 작곡했다. 타이틀 영상용으로 50초로 수정하는 과정에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줄 신수지를 기용했을 뿐이다. 만약 발매가 된다면 다른 가창자를 섭외하려 했다”고 끼워 팔기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의견도 있다. 타 드라마 OST 관계자는 “CJ의 말은 이해가 가능하다. 오프닝은 드라마에서 비중이 크기 때문에 방송용으로 심혈을 기울여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무명 가수의 목소리로 인기를 얻은 노래를 굳이 피쳐링으로 바꿔 만든 것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무엇도 확신해서는 안된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사진=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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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는 정말 소속 가수인 헤이즈를 끼워 팔려 했을까. ‘헤븐(HEAVEN)’을 보면 이는 잘못된 추측이다. 드라마에서 이 노래는 로이킴의 솔로 곡이었다. 하지만 발매된 음원은 꽃잠프로젝트의 김이지와의 듀엣곡으로 탄생됐다. 로이킴은 CJ 소속, 김이지는 플럭서스뮤직 소속이다. 헤이즈처럼 ‘끼워 팔기’라는 시각으로 보면 맞지 않는 셈이다.

믿지 않기로 다짐한 사람에게는 어떤 증거도 소용없다. 헤이즈, 한수지, CJ의 공식 입장은 믿음직하지만 추측과 의혹만 커질 뿐이다.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라운드 앤 라운드’의 창작자가 결정한 일이기에 법적으로는 문제될 게 없다. 그럼에도, 한수지의 목소리로 가득한 ‘라운드 앤 라운드’ 음원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tissue@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