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②] 서서히 스며들 이보람의 노래, 그리고 진심

사진=엘리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엘리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서...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길까 싶을 때도 있었는데, 원래 성격이 긍정적이기도 해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상황들을 통해 얻는 교훈은 분명 있을 거라고, 더 좋은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요.”

그러자 정말로 좋은 기회가 이보람을 찾아왔다. 자신을 바꾸어놓은 뮤지컬이다. 그는 “원래 씨야 활동할 때 자존감도 자신감도 바닥이었다. 부족하고 노래도 못하고... 사람들이 노래 잘한다고 하면 다른 멤버 덕분이라고 생각해서 부끄러웠다. 온갖 그런 게 괴롭혔는데, 뮤지컬을 하면서 극복했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주인공이 되어 혼자 무대를 책임져야 하는 기분 좋은 부담이 다가온 것이다.

“전 방송할 때도 귀가 예민했거든요. 녹음할 때도 음정이 조금만 안 좋고 실수라도 하면 감정이 흔들리는 거예요. 그런데 공연은 매일 무대에 올라 틀리든 말든 남은 공연을 진행해야 하잖아요. 뮤지컬을 하면서 마음이 많이 단단해진 것 같아요.”

게다가 뮤지컬 제작진들이 이보람을 너무나 예뻐했다고. 연습할 때 노래하면 ‘이렇게 해야 한다’고 박수를 쳐주고, 꼭 뮤지컬을 하라고 말해줬다. 가수 활동할 때 느껴보지 못한 기분을 느끼고, 오롯이 자신을 향한 칭찬을 들으니 ‘나도 잘 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을 했단다.

[ON+인터뷰②] 서서히 스며들 이보람의 노래, 그리고 진심

가족과 반려견도 이보람이 힘든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준 존재다. 이들은 이보람이 가장 흔들릴 때 잡아주고 힘을 주고 웃음을 줬다.

“엄마는 항상 제가 행복하기를 바라세요. 제가 노래하고 그걸 준비하는 과정을 행복해하니 엄마도 믿고 기다려주시고요. 또 힘들 때 강아지를 키우면서 극복한 것도 있어요. 작은 생명한테 많이 의지를 하게 되더라고요.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안고 울기도 하고요. (웃음) 강아지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강아지가 저의 감정에 공감하고 있다고 느껴요. 웃을 일도 없고 가족에게 죄송하니 집에 들어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는데, 강아지가 오고 나서 이제는 빨리 보고 싶어서 집에 뛰어가요.”

2017년은 이보람에게 특별한 해다. ‘온 우주가 도왔다’고 할 정도로 일이 술술 풀리고 있다. 마음 맞는 회사를 만나 무사히 첫 신곡도 발표했고, 좋아하는 뮤지컬도 하고 있다. 밝게 웃으며 말하는 이보람의 모습에서는 들뜸과 설렘, 기분 좋은 열정이 느껴졌다. 힘들었던 만큼 철이 더 빨리 든 것 같기도 하고, 어쩔 때는 철없는 천진난만함을 안고 있는 이보람이었다.

[ON+인터뷰②] 서서히 스며들 이보람의 노래, 그리고 진심

“씨야 활동 때 힘든 점도 많았지만, 이렇게 다시 앨범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씨야였기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 외에도 많은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이제 비슷한 상황이 오면 잘 대처할 수도 있고 저 자신을 사랑할 줄 알게 됐어요. 노래할 때 더 성숙한 감정을 낼 수도 있고요.”

이보람은 이제 힘들었던 지난날은 자신의 거름으로 삼고 또 다른 도약을 하고자 한다. 힘겹게 다시 노래를 부르는 만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고 싶었던 곳은 무대였기 때문이다.

“전 오래 노래하고 싶은 사람이에요. 물론 이슈가 되면 좋겠지만, 화려한 생활을 안 해봤던 것도 아니고 그게 쉽게 사그라들 수 있다는 걸 알거든요. 음원을 내고 방송을 하고, 가수로서 그것만큼 행복한 건 없는 것 같아요.”

그가 노래로 얻고자 하는 것은 수익도 인기도 아닌, 공감과 감동이다. 뮤지컬할 때 처음 온 관객들이 공연 잘 봤다고 손도 잡아주고 울컥했다고 말을 해주는데, 그게 바로 이보람이 바라는 가치다.

“사람들이 저의 노래를 듣고 위로 받고 치유 받고 같이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저도 진심으로 다가가야하고, 그래야 보는 분들이 그렇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저도 이런 제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면 해요. 믿고 있는 회사와 함께 조급함 없이 천천히, 사람들한테 서서히 스며들래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