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3월말까지 반도체 지분 20% 미만 매각"

도시바 "3월말까지 반도체 지분 20% 미만 매각"

도시바가 오는 3월 말까지 반도체 사업의 20% 미만을 매각, 20억달러를 마련할 계획이다. 원자력 발전 사업에서 입은 대규모 손실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다. 도시바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시바는 지난 27일(현지시각)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미국 원자력발전 사업에서 7조원 넘는 손실을 본 도시바는 재무 안정성 위협을 받고 있는데 반도체 사업 일부 매각으로 이를 보충하려 하고 잇다.

도시바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큰 메모리칩 제조사다. 시장조사기업 IHS마킷에 따르면 2016년 3분기 기준 세계 메모리 칩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35.5%로 1위, 도시바는 19.5%로 2위를 차지했다. 도시바는 2019년 3월까지 75억달러를 반도체 부문에 투자할 계획인데, 시장 전문가들은 외부 자본 유치 없이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BBC는 도시바 반도체 사업 가치를 90억~130억달러로 추산했다. 도시바는 다음 달 1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때 정확한 미국 원전 사업 손실액이 공개될 예정이다. 시장은 미국 원전 손실 규모가 60억달러(7조2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바는 2015년 초 회계부정 스캔들 이후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 재무 건전성 악화나 새로운 손실이 발생할 때마다 핵심 사업부를 매각했다. 지난해 의료기기 사업을 6655억엔에 캐논에 팔았고, 백색가전은 514억엔에 중국 기업에 넘겼다.

지난해 말 미국 원전 사업에 막대한 손실 계상 우려가 나오자 메모리 사업 일부까지 매각하려 하고 있다. 인수 대상에는 캐논, 웨스턴디지털, 일본정책투자은행(DBJ)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본은 20% 이상 지분을 확보하면 이사회에 참여,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도시바는 최대 19.9%를 매각, 경영권 참여를 막는다는 방침이다. 매각 시기는 최대 3월 31일까지다.

도시바는 지난해 3월 “원자력 발전과 반도체 사업을 두 개 축으로 경영 재건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1년도 안 돼 원전 사업에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 이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방은주기자 ejbang@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