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연임 사실상 확정] 자율적 CEO 선임 전통 만들어야

KT 독립적 기업지배구조는 CEO 선임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KT CEO 리스크 혹은 CEO 수난사가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게 중론이다.

2002년 민영화 이후 KT CEO는 모두 `연임과 중도하차`라는 공식을 반복했다

이용경 전 사장은 2005년 6월 연임에 도전했다가 돌연 사퇴했다. 이 전 사장의 사퇴 당시에도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남중수 전 사장은 2007년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정권 교체 이후 2008년 중도하차했다.

이석채 전 회장도 마찬가지다. 이 회장 역시 연임에 성공했지만,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민영화 이후 역대 KT CEO 중 단 한 명도 연임 이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정권 교체 이후 KT CEO가 교체됐다는 건 권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좌지우지됐다는 방증이다.

반복되는 CEO 리스크를 차단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주인 없는 기업을 전리품으로 여기는 권력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권력이 KT로부터 얻을 수 있는 유무형의 이익을 포기하기란 불가능할 지 모른다.

이는 CEO 리스크 폐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경영권를 위해 낙하산 이사를 수용하는가 하면 전임 경영진의 자산을 지우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하며 일회성 비용을 늘렸다.

황 회장이 KT 이사회 독립성 확보를 시작으로 자율적인 CEO 후계구도, 안정적 경영권 행사를 위한 복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KT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차기 CEO 자격 조건을 명문화하고, 자격을 갖춘 인재를 관리하고, CEO추천위원회에 추천하는 방식이다.

일각에선 GE처럼 CEO 후보군을 양성하자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외부 간섭 없이 자율로 CEO를 선임하는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식이 적용되면 CEO가 임기 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력의 개입 중단, 이사회 독립, 자율적인 후계구도, CEO의 안정성 등 황 회장이 앞으로 임기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이들 과제는 황 회장이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과제다.


 

<민영화 이후 역대 KT CEO 임기>


민영화 이후 역대 KT CEO 임기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