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자구벽이 부딪힐 때 나타나는 강한 크기의 스핀파에 대한 도식(Schematic)](https://img.etnews.com/photonews/1701/918651_20170131134540_316_0001.jpg)
국내 연구진이 초저전력을 넘어선 전력소모 `0`인 `무전력` 메모리소자를 가능케 하는 물리적 현상을 밝혀냈다.
우성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스핀융합연구단 박사는 제프리 비치 미국 MIT 재료공학과 교수팀과 3년 공동연구로 소자 스핀성질을 활용해 전력소모 없이 메모리소자를 구동할 수 있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31일 밝혔다.
지금까지 이론으로만 제시됐던 스핀파(Spin wave·스핀 배열이 흐트러지면서 발생하는 파동)를 이용한 자구벽(Domain Wall) 이동을 세계 최초로 구현한 것이다.
서로 다른 자성을 띈 자기 구역을 구분하는 `자구벽` 구조는 높은 이동성과 안정성, 값싼 공정가격 등으로 차세대 메모리소자에 적용하려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해왔다. 하지만 `자구벽` 구조를 이동시키기 위해 소모되는 임계 전류값이 기존 전자소자와 비교해 큰 이점을 갖지 못한다는 `전력소모` 한계가 있었다. 임계 전류를 낮추려는 연구가 이뤄져 왔으나 여전히 분명한 해결책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기존 전기적 방법을 이용해 자구벽을 이동시켜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2개 자구벽이 부딪혀서 생기는 스핀의 독특한 파동 형태인 `스핀파`를 사용해 전력소모가 전혀 없이도 자구벽의 효율적인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밝혔다. 외부전류 유입 없이 자구벽 유무상태를 바꿀 수 있게 돼 향후 무전력소자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원리를 규명한 것이다. 스핀파의 효율적 생성을 위해서 두 개의 자구벽 충돌을 이용해 전력 소모 없이도 강한 크기의 스핀파가 생성될 수 있음도 보여줬다.
우성훈 박사는 “스마트기기 하나가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초저전력 문제는 굉장히 큰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스핀소자를 활용한 새로운 접근법은 향후 차세대 메모리 관련 산업전반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최고권위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31일(한국시간)자에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