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콘텐츠진흥원, VR·AR 육성에 집중

경기콘텐츠진흥원이 미래 먹거리인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산업 진흥에 집중한다.

경기콘텐츠진흥원(원장 박헌용)은 관련 전문가 양성, 테스트베드 구축, 지원프로그램 마련 등에 50억원 예산을 투입한다고 31일 밝혔다. 올해 경기콘텐츠진흥원 전체 예산 432억원 가운데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VR·AR 매직스튜디오 사업이다. VR·AR 관련 예비창업자,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을 육성해 관련 산업 생태계를 경기도에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술역량을 갖춘 중소기업이 킬러콘텐츠를 개발하면 이를 유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도 구축한다. VR·AR 산업이 초기단계인 만큼 지원은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보와 기술·기기를 공유해 창업비용과 진입장벽을 낮추고 공유적 시장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기업이 원활히 관련 기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테스트베드와 입주공간을 지원하고 투자도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테스트베드에는 센서, 시뮬레이터 등 콘텐츠 개발에 필요한 테스터용 전문 장비가 도입된다. 창조오디션을 통해 지원기업을 선발하고 단계별 지원체계를 마련해 콘텐츠 개발을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글로벌 개발자 포럼(GDF)을 열어 해외 수출을 유도할 계획이다. 아카데미를 통해 인력 양성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지난해 마련된 예산으로 전문가를 양성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VR·AR 전문가를 양성할 방침이다.

박헌용 경기콘텐츠진흥원장
박헌용 경기콘텐츠진흥원장

[인터뷰]

박헌용 경기콘텐츠진흥원장은 지난 7월 속초에서 `포켓몬 고` 열풍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직 국내에 상륙하지도 않아 제한적으로 이뤄지던 서비스를 즐기기 위해 속초로 게이머들이 집결한 것을 보고 놀란 것이다. 이번 구정 연휴에도 포켓몬 고 경쟁력은 증명됐다.

박 원장은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조용히 있는 것은 문제가 있고 산업 육성에 힘써야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공공 영역에서 지나치리만큼 힘을 쏟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결실은 도청과 도의회를 설득시켜 예산 확보로 이어졌다. 예산은 전문가 양성과 테스트베드 구축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박 원장은 “우리나라 AR·VR 산업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처졌다”면서 “콘텐츠 산업 육성은 공공영역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개발자와 기업이 AR와 VR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AR 성장이 다시 주춤할 수 있지만 저변이 넓어진 만큼 다시 성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AR·VR가 게임 콘텐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 활용될 요소기술이란 점도 역설했다.

박 원장은 “VR는 당초 록히드마틴이 비행 조종사 양성을 위한 시뮬레이터 개발 차원에서 만들어졌다”면서 “용도가 게임 하나에 국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콘텐츠 기업을 육성하는 클러스터 확대도 올해 기대하는 일이다. 상반기 중 시흥에도 문화콘텐츠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부천, 판교, 의정부, 광교에 이어 추가 클러스터 개소다.

박 원장은 “문화콘텐츠가 미래 일자리 창출과 수출산업으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클러스터에 호응이 좋아 31개 시군에서도 클러스터 조성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많이 하기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