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헤지펀드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헤지펀드 투자회사 LCH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인간 대신 컴퓨터에 의존하는 헤지펀드인 DE쇼, 시타델, 투시그마 3개 헤지펀드가 역대 투자성적 기준으로 20위 안에 나란히 진입했다.
LCH가 매긴 순위는 펀드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거둔 투자수익금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컴퓨터와 빅데이터를 아우르는 소위 `시스템 투자전략`을 채택한 헤지펀드가 20위권에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 270억달러 자산을 운용하는 DE쇼가 3위, 시타델이 5위로 올라섰고 투시그마는 20위였다.
세계 1위는 1975년 설립된 이후 494억달러를 벌어들인 브리지워터였다. 산하 퓨어 알파 펀드도 시스템 투자전략을 부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DE쇼, 시타델, 투 시그마와 퓨어 알파가 지난 10년간 거둔 투자수익 합계는 900억달러에 이른다.
2015년 처음으로 20위를 기록하며 순위 안에 들어갔던 랜즈다운파트너스는 물론 매버릭과 하이필드펀드 등 유명 펀드가 줄줄이 탈락했고 억만장자 존 폴슨이 운영하는 폴슨앤드컴퍼니도 지난해 30억달러 순손실을 낸 탓에 6계단이 밀려난 13위로 처졌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시스템 투자전략을 앞세운 헤지펀드가 탁월한 성과를 보인 것은 헤지펀드 업계에서도 인간이 기술로부터 거센 위협을 받고 있음을 가리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