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CEO] 민영화 1호 이광구 우리은행장 "종합금융그룹 도약, M&A 추진"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과점주주 집단 경영이라는 새로운 지배 구조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이제 더 강한 은행을 만들기 위해 지주사로 전환하고 인수합병(M&A) 작업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이광구 은행장은 1일 우리은행의 새 역사를 쓰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행장은 이번에 연임 성공과 민영화 후 첫 행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취임 일성은 가능하면 빠른 시일 안에 지주사로 전환, 수익 포트폴리오를 완성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과점주주로 한화생명, 동양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보험·증권사가 참여하고 있는 만큼 영업 연계 등 협력도 강화한다.

우리은행의 취약점으로 꼽혀 온 출신 은행별 갈등도 해법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상업·한일은행 출신 임원을 굳이 같은 수로 맞추기보다는 인사를 다시 하는 게 옳다는 사외이사 의견이 있었다”면서 “외부 컨설팅과 내부 논의를 통해 성과 평가 객관 기준과 인사 원칙을 6월 말까지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민영화 1호 행장으로 선임되기까지 이 행장은 민영화를 위한 광폭 행보를 해 왔다.

지난해 2월 중순부터 세 차례 해외 기업설명(IR)을 통해 투자자를 만났다. 지난해 2월 1차 IR에서는 영국,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등 연기금 31개 투자자를 면담했다. 5월에는 미국 뉴욕, 보스턴, 워싱턴, 필라델피아에서 기관 투자자 10곳과 6월 일본 연기금 대형자산운용사 6곳을 방문해 우리은행의 실적 개선 현황과 핀테크·글로벌 전략을 설명했다.

국내외 신용평가기관을 대상으로 우리은행 자산 건전성 IR 미팅도 이어 갔다. 미국 신용평가기관 S&P가 지난해 8월 우리은행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상향한 것도 이런 노력 덕분이다.

민영화를 성공리에 이끌었지만 앞으로 남은 임기 2년 동안 이 행장은 경영 혁신을 통해 강한 은행의 기틀을 닦을 계획이다.

이 행장은 “급변하는 금융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빅데이터 활용, 동남아시아 진출 등으로 우리은행을 2020년까지 `아시아 10대 은행, 글로벌 50대 은행`에 포함되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