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면서 여야간 입법전쟁도 막을 올렸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속도가 가 바빠지고 조기대선 가능성도 커진 시점이라 각 당별 이슈 선점을 위한 조치로 입법 고삐를 죄고 있다. 3월 이후엔 사실상 대선체제로 접어들어 법안 처리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임시 국회서도 4당 간 합의가 이뤄져야 통과가 가능한 만큼 입법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1일 임시국회 개회식을 시작으로 한 달간 임시국회 여정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2월 임시국회서 경제민주화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처리하겠다고 밝혀왔다.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2월 국회는 개혁 경쟁의 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10일 임시국회에서 추진할 개혁입법 우선법안 21개를 발표했다.
국민의당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이른바 `개혁입법`을 처리하겠다면서 중점 처리법안을 선정해놓았다. 지난달 8일 입법안 22건을 포함해 24개 중점처리과제를 선정했다.
두 야당이 제시한 개혁 입법안에는 재벌개혁을 위한 경제민주화 법안, 언론개혁,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선거연령 18세 하향 등 내용이 공통적으로 포함됐다.
반면 새누리당은 이중 선거연령 하향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에서는 정치 관계성 법안을 가지고 개혁입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검법이나 방송법, 선거법 등 야당이 과도한 입법을 물리적으로 추진하지 않도록 잘 기민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새누리당은 지난 19대 국회때도 무산됐던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법 등을 이번 국회서 다시 꺼내들었다. 이들 법안은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야당의 반대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바른정당은 법안별로 여당 또는 야당과 부분적으로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을 비롯해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상법, 공정거래법(개정안) 등은 야당과 공조하겠다는 방침이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특별법에 대해서도 찬성하고 있다.
4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법안 처리 등에 대한 입장을 사전 조율했지만 큰 성과는 없이 회동을 마쳤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