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홀로그램 픽셀 크기를 1마이크로미터(㎛)까지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홀로그램 초고해상도 시대로 접어들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이상훈)은 황치선 실감디스플레이연구그룹장 연구팀이 이승열 경북대 교수와 함께 3.8㎛ 수준이던 홀로그램 단일 픽셀 크기를 1㎛까지 줄여 3㎠ 크기의 `30K` 초고해상도 홀로그램 영상 출력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홀로그램 영상은 공간광변조기(SLM) 내 액정에 빛을 통과시켜 출력한다. 액정 두께가 얇을수록 픽셀 크기를 더 작게 만들 수 있다. 기존 액정은 두께를 2.5㎛ 이하로 낮출 수 없었다. 액정 두께가 얇아지면 픽셀 사이에 간섭 현상이 일어나 영상이 망가졌다.
연구팀은 57나노미터(㎚) 두께의 게르마늄안티몬텔루라이드(GST)와 인듐주석산화물 복층 박막으로 기존 액정을 대체했다. GST는 온도와 압력 등 조건에 따라 성질이 바뀌는 상전이 물질로, 환경에 따라 투과율과 굴절률이 바뀐다. 두께를 얇게 해도 간섭 현상 제어 효과를 볼 수 있다.
새로운 박막은 다양한 색상을 표현하기도 쉽다. GST 앞뒤를 감싼 인듐주석산화물은 빛의 파장을 선택해서 반사한다. 두께를 조절하면 다양한 색상의 홀로그램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연구팀은 1㎛ 이하 초소형 픽셀을 구현함으로써 초고해상도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컴퓨터 연산 능력이 확대되면 더 크고 해상도 높은 홀로그램 영상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진다.
연구팀은 앞으로 2년 안에 새로운 박막을 적용한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패널을 개발할 계획이다. 소자에 트랜지스터를 비롯한 픽셀 구동 능동 체계를 추가해 동영상을 재생하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분야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황치선 그룹장은 “픽셀 크기를 대폭 줄여서 초고해상도 홀로그램을 출력할 수 있게 됐다”면서 “현재는 단순히 정지 영상만 볼 수 있지만 앞으로는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차세대 광 변조장치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