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고지 밟은 SK바이오, 신약개발·M&A가 관건

SK바이오텍 직원이 공장 시설물을 살피고 있다.(자료: SK주식회사)
SK바이오텍 직원이 공장 시설물을 살피고 있다.(자료: SK주식회사)

SK바이오가 매출 1000억원 고지를 밟았다. 창사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신약 개발과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이 요구된다.

2일 SK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SK바이오텍 매출은 1013억원, 영업이익은 294억원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초 목표로 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올해 사업에 탄력을 붙였다.

2015년 설립된 SK바이오텍은 첫해 매출 636억원과 영업이익 156억원을 기록했다. 2년 만에 매출 59%, 영업이익은 88%나 뛰면서 `1000억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영업이익률 역시 30% 가깝게 기록, 투자 여력까지 확보했다.

SK바이오텍 실적(자료: SK그룹)
SK바이오텍 실적(자료: SK그룹)

SK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당초 목표치인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을 달성한 상황”이라면서 “글로벌 제약사 유치와 SK만의 독자 공정 기법으로 이익률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텍은 제약 부문 의약품위탁생산(CMO) 기업이다. 최태원 회장이 의약품 개발업체 SK바이오팜과 함께 신성장 동력으로 꼽은 곳이다. 지난해 2월 SK바이오팜에서 SK주식회사 자회사로 편입시키며 그룹 차원 육성 의지를 보였다.

급속한 성장은 신규 고객사 확보에 기인했다. 이미 화이자, BMS,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신규 고객사 10곳 이상을 확보했다. 2015년과 비교해 두 배나 늘었다. 기술 차별화로 내세운 `연속공정`은 안정성, 효율성은 물론 비용절감 효과까지 보이면서 영업이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SK바이오텍 직원이 의약품 생산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자료: SK주식회사)
SK바이오텍 직원이 의약품 생산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자료: SK주식회사)

올해 목표도 20% 성장으로 잡았다. 매출은 12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은 350억원 이상이다. 국내 제약 부문 CMO 전문 기업의 매출 대부분이 300억~500억원대에 머물러 있는 것을 고려, 업계 선두까지 노린다.

SK바이오텍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 세계 CMO 시장 규모는 437억달러(약 50조5172억원)로 집계된다. 2018년에는 598억달러(69조1288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연평균 10.8% 성장세다. 의약품 개발 기업이 초기 생산비용 절감과 운영·관리 이슈로 위탁업체에 생산을 맡기면서 수요는 이어진다.

SK바이오텍 세종공장 공사 현장
SK바이오텍 세종공장 공사 현장

회사는 2020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 달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선 신약 개발과 글로벌 M&A 성공이라는 전제 조건이 해결돼야 한다. SK바이오팜은 내년 시판을 목표로 뇌전증 신약 `YKP3089`을 개발하고 있다. 추가로 2~3개 파이프라인을 확보, 신약 포트폴리오를 넓혀야 한다. SK바이오텍은 이를 발판으로 안정된 수익을 가져가되 SK그룹이 그리는 의약품 `개발-생산` 로드맵을 실현해야 한다.

글로벌 CMO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M&A도 필수다. 기술, 인력, 고객사, 매출까지 단시간에 흡수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지난해 초부터 M&A 대상을 물색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는 “CMO 기업 특성상 의약품을 포함해 화학제품 생산을 병행하는 사례가 많아 단순히 매출 1000억원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면서 “SK바이오텍이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 SK바이오팜이 2~3개 신약 개발에 성공하고 독자 생산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