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당직 정지 6개월 징계에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으며 징계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출처:/ 표창원 SNS 캡처
출처:/ 표창원 SNS 캡처

표창원, 당직 정지 6개월 징계에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으며 징계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당직 정지 6개월 징계에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으며 징계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늘(2일) 윤리심판원 전체회의를 열고 표 의원의 징계 수위를 당직자격정지 6개월로 확정했다.

표 의원은 표현의 자유를 향한 예술가들의 풍자 연대와 함께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곧, BYE! 展(곧바이전)’을 개최했다.

논란이 된 작품은 박 대통령의 나체를 묘사한 ‘더러운 잠'이다. 프랑스 유명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작품이다. 나체 여성의 그림에 박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했다.

이로 인해 새누리당, 바른정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보수정당과 박 대통령 지지단체에서 표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표 의원은 징계 수위가 확정된 뒤 오후 1시50분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윤리심판원의 당직정지 6개월 징계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장문의 글을 올려 사과했다.

다음은 표창원 의원이 자신의 SNS를 통해 전한 당직 정지 6개월 징계에 대한 입장 전문이다.

1. 최근 논란이 된 국회 ‘시국풍자 전시회’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제게 있습니다.

2. 비록 권력에 의한 예술문화인 탄압에 저항하기 위해 ‘블랙리스트’ 피해 작가들이 정치와 권력의 상징 중 하나인 국회에서 시국풍자 전시회를 열어, 헌법상 권리인 ‘예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보장을 주장하기 위한 장소 마련에 도움을 드린다는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로 여성분들을 포함해 불편함과 불쾌함을 강하게 느끼신 분들이 계셨고, 최근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여성 혐오’ 문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여성계의 지적이 있었습니다. 또한, 여야 각 정당이 협력과 대화를 통해 국정현안을 풀어나가야 하는 국회에서 정쟁적 소지가 많은 전시회를 개최했다는 지적도 충분히 타당합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더러운 잠’의 이구영 작가가 지난 24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곧, 바이! 展’에서 훼손된 그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3. 물론, 이에 대해 ‘여성이 아닌 권력자의 국정농단 범죄혐의와 이에 대한 수사불응 및 탄핵심판 지연 등의 문제를 풍자’하는 것이며, 미국이나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대부분 민주 국가들에서는 ‘권력자에 대한 유사하거나 더 심한 풍자가 이루어지고 있고 용인되고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반론도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4. 이러한 논의가 비폭력적이고 비정쟁적인 방법으로 차분하게 이루어졌으면 좋았겠다는 강한 아쉬움과 함께, 지금부터라도 그러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토론문화가 형성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5. 또한, 대통령 탄핵 및 관련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중차대한 시기에 이렇게 논란의 여지가 많은 전시회를 국회에서 개최함으로 인해 정치적 견해가 다른 정당과 지지자들 간에 극한 대립을 가중시키는 ‘사회 분열’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지적에도 수긍하며 반성합니다.

6. 이번 징계를 포함한 모든 비난과 지적과 가르침을 달게 받고 징계기간 동안 자숙하며 더욱 책임있고 성숙한 정치인이 되기 위한 공부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징계로 인해 정지되는 활동이 아니라면, 당과 사회 및 국민과 국가를 위해 제게 요구되는 역할이 있다면 성실하게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7. 끝으로, 제게 응원과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당원 동지와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이 감사드립니다. 제가 징계를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수긍한 만큼, 부디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신 당과 윤리심판원에 지지와 신뢰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여성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입장 표명을 해 주셨던 여성 의원들에 대한 비난과 공격을 멈춰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전 그분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충분히 가능하고 필요한 지적이고 목소리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생각과 입장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의견과 토론으로 표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 정치인, 국회의원이기 전에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며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헌법과 법률, 당헌과 당규를 준수하며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이루어진 결정을 따릅니다. 다른 의견과 입장을 존중하며 대화와 토론을 통해 충분히 합의가 도출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끝내 이긴다고 믿습니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