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에어컨 대전이 시작됐다. 이제 갓 입춘을 지난 쌀쌀한 날씨지만 무더운 여름을 준비하는 에어컨 업계는 신제품 출시로 분주하다. 신제품 출시 직후 이어지는 예약 판매는 한 해 에어컨 판매 실적을 점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매년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온 에어컨 업계는 올해 인공지능(AI)으로 대변화를 시도했다. 에어컨에 AI를 적용, 스스로 실내 공간과 사용자를 파악하고 스마트하게 냉방한다. 고효율 냉방을 하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 효과도 있다. AI로 똑똑해진 에어컨이 올해 시장 판도를 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에어컨 시장을 주도한 무풍 냉방의 인기를 올해도 이어 가겠다는 계획이다. 스탠드형에 이어 벽걸이형까지 선보이며 거실부터 안방까지 무풍 냉방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다. 올해 글로벌 시장으로 무풍 에어컨의 확산을 노린다.
2017년형 무풍 에어컨은 기존 대비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AI를 접목시켜서 더욱 스마트하게 진화했다.
이번에 출시하는 무풍 에어컨에는 `스마트 홈` 기능을 탑재, 스마트폰으로 실내외 어디서든 제품을 조작할 수 있다. 무풍 에어컨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 생활 환경을 학습하고 최적 온도로 자동 제어하는 개인 맞춤형 기능을 갖췄다. 집안 온도·습도와 같은 환경 데이터 변화에 따라 사용자가 어떻게 에어컨을 조절하는지를 학습하고, `스마트 쾌적` 모드 등 자동 냉방 운전을 실행한다.
또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 문제를 진단하고 조치하는, 차별화된 원격 진단 기능도 새로 적용했다. 예를 들어 에어컨 실내기 공기 흡입구를 커튼이 막았다거나 필터가 오염돼 냉방이 약해진 경우 실내기에 내장된 여러 센서의 운전 패턴을 서버에서 분석,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그 결과를 표시해 준다. 이를 보고 소비자가 스스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AI 에어컨 선두 주자는 LG전자다. LG전자는 올해 다양한 가전에 자체 개발한 딥러닝 기반의 AI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스스로 학습하는 가전으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가 선보인 2017년형 `휘센 듀얼 에어컨`은 `딥 씽큐(Deep ThinQTM)`를 탑재했다. 에어컨을 사용하는 사람의 습관과 제품을 사용하는 주변 환경 등을 스스로 학습하고, 사람이 주로 머무르는 공간을 찾아 쾌적한 바람을 내보낸다.
AI를 활용한 `스마트케어` 기능은 냉방 공간, 냉방 모드, 공기청정 가동 시점 등을 알아서 결정하고 동작한다. 학습을 통해 사람이 주로 생활하는 공간과 그렇지 않은 공간을 스스로 구분하는 기능이 핵심이다. 스마트케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약 50만장 분량의 실내 모습을 데이터베이스(DB)로 탑재했다. 이를 통해 사람이 있는 공간에만 집중해서 시원한 바람을 보내기 때문에 실내 전체에 냉방을 공급할 때보다 최대 20.5%의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스마트케어를 작동하기 위한 실내 공간 데이터 확보에는 설치 후 1주일이면 충분하다.
스마트 냉방과 더불어 지난해부터 적용한 인체 감지 기능도 냉방 효율을 높여 준다. 휘센 듀얼 에어컨에 탑재한 인체 감지 카메라를 통해 사람 수와 위치 등을 확인하고, 두 개의 냉기 토출구에서 나오는 바람 세기와 방향을 자동으로 설정해 맞춤형 바람을 보내는 `스마트 듀얼 냉방` 기능을 갖췄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5일 “휘센 듀얼 에어컨을 시작으로 올해를 AI 가전 원년으로 만들겠다”면서 “고객을 이해하는 AI와 사계절 내내 사용하는 융·복합 에어 솔루션을 앞세워 글로벌 프리미엄 에어컨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캐리어에어컨도 2017년형 신제품에 AI로 최적의 냉·난방을 구현하는 `18단 AI 쾌적 맞춤 바람`을 탑재했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18단계 바람을 AI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AI 기술 적용을 위해 캐리어에어컨은 서울시립대 연구진과 1년에 걸쳐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인간과 실내 환경을 통계 분석한 열 쾌적도(PMV) 모델을 냉방 시스템에 응용했다.
신제품은 사용자가 따로 목표 온도와 바람 세기를 설정하지 않아도 최고의 쾌적함을 즐길 수 있는 AI 쾌적 맞춤바람을 탑재했다. PMV 버튼만 누르면 에어컨이 스스로 실내 환경을 파악, 18단계 바람을 섬세하게 제어한다.
AI 쾌적 맞춤바람은 단순히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자동 운전과 달리 실내 온도, 평균 복사 온도, 기류 속도, 상대 습도를 바탕으로 최적의 냉난방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또 쾌적 지수를 `매우 더움`에서부터 `추움`까지 7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이용자가 추위를 타는 체질이라면 (+) 값, 더위를 많이 탄다면 (-) 값을 선택할 수 있다.
대유위니아는 `2017년형 위니아 에어컨`에 스마트 홈 기능과 바람 온도 조절 기능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스마트폰과 연동한 스마트 홈 기능으로 언제 어디서든 에어컨을 원격 조정할 수 있다. 또 국내 최초로 바람 온도 조절 기능도 더했다. 사용 환경에 맞춰 에어컨이 내보내는 바람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이다. 희망 온도 조절을 넘어 상황에 따라 △10도대 최강냉방 △14도대 강냉방 △16도대 중냉방 △18대도대 약냉방 4단계로 구성했다. 차가운 바람을 원하는 사람부터 온도에 예민하고 찬바람을 싫어하는 사람까지 사용자가 원하는 바람을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원하는 바람 온도 선택에 따라 전기료를 최대 84%까지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