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 횡포가 도를 넘고 있다. 명성을 앞세워 지방자치단체에 충전소 부지 무상 제공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며 여러 기업과 협약을 맺어 놓고 사업 진척은 없어 국내 기업이 속앓이도 한다. 지난해 한국 구매 희망자들로부터 예약 구매 신청을 받은 뒤 수개월째 별다른 후속 조치 없이 예약금만 보유하고 있다. 지자체, 기업, 소비자 등이 갑의 횡포에 신음한다.
테슬라 횡포가 법적으론 문제가 없지만 내용면에서는 몰염치할 정도다. 지자체에 무상으로 요구한 충전소 부지는 고속도로가 인접한 교통 요지다. 고가의 부지 임차 비용을 지자체가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테슬라와 비밀유지계약(NDA)을 맺은 기업 10여곳은 1년 남짓 시장 공동조사, 실도로 테스트, 한국 정부 정책 정보제공 등 편의를 주고도 본 계약 체결을 못했다.
지난해 4월 초 테슬라 `모델3` 차량을 예약 구매한 소비자 1000여명은 묵묵부답인 테슬라에 분통이 터진다. 예치금 1000달러를 맡겨놓았으나 아무런 후속 조치가 없다.
테슬라의 이런 태도를 보고 있으면 한국 시장을 너무 얕잡아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 보니 테슬라는 의기양양하다.
그런데 테슬라의 오만한 태도는 장기적으로 기업명성에 좋지 않다. 테슬라 대항마가 속속 등장하면 테슬라를 외면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100년 이상 지속한 기업은 하나같이 고객 친화 정책으로 일관했다. 고객이 정부든, 기업이든, 소비자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지속성장의 비법이었다.
테슬라가 기술 혁신의 자만에 빠져 한국 시장에 진출하기도 전에 외면 받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 한국 소비자도 전기차 1위 기업이라는 명성에만 현혹돼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른바 `호갱`이 안 되려면 권리를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