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이제 스무살, 갓 청춘이 된 신지훈의 눈동자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생기가, 얼굴에는 화사한 미소가 가득했다.
지난해 5월 첫 자작곡 ‘정글짐’으로 컴백했던 신지훈은 최근 약 8개월 만에 찾아왔다. 신곡 ‘별이 안은 바다’는 자신을 바다로, 이상적인 존재를 별에 빗대 표현한 노래다. 기분 좋은 순수함이 묻어났던 ‘정글짐’보다 좀 더 성숙해지고 아련해진 분위기가 있다. 홀로 모래사장 위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조금은 외롭지만 따뜻한 감성이 느껴진다.
“1년 반 전에 쓴 노래에요. 공백기 동안 촬영했던 영화 개봉이 미뤄지면서 활동도 같이 미뤄졌어요. 그때 바람 쐬러 갔다 오자 해서 미국에 있는 언니한테 갔는데, 그때 바다에 같이 간 적이 있어요. 탁 트인 하늘에 별이 너무 많이 보이는데 위로 받는 느낌이었어요.”
‘위로’라 함은 무언가 힘이 들거나 걱정이 있을 때,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주로 쓰게 되는 단어다. 공백기 동안 신지훈은 ‘이러다가 계속 쉬는 게 아닐까’하며 변화가 없는 일상에 불안함을 느꼈다. 근본적으로는 어린 나이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겪는 어려움들을 직면하며 힘이 들기도 했다.
“중학교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거든요. 가족이나 친구 외 일적으로 얽힌 사람들과 지내게 됐죠. 그러다 보니 내 사람을 구분하는 것도 힘들었는데, 이런 저런 것들을 배우면서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해야 잘 지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지금은 주변 사람들도 다들 좋고 많이 편해졌어요.”
‘별이 안은 바다’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주체다. 보통의 노래라면 내(바다)가 이상(별)에 다가가는 모습을 표현할 법한데, 신지훈은 반대였다. ‘이상적인 존재가 나를 감싸 안는다’는 위로가 주된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노래의 끝을 장식하는 가사가 ‘넌 이미 별이야’라는 데도 이유가 있었다.
“제가 이상적으로 바라보는 존재가 나를 포근하게 위로해준다는 거예요. 사실은 엄청 외롭고 힘든 건 아닐 수 있는데, 스스로 거기에 빠져서 나를 더 힘들게 한 건 아닌가 싶었어요. 난 이미 괜찮은 사람인데, 일부러 더 모퉁이로, 끝으로 몰아세우지 않았나 하는 거죠. ‘넌 이미 충분하다’고 위로해주고 싶었어요.”
나이로 생각의 깊이와 무게를 따질 수 없지만, 신지훈은 자신의 내면에 충분히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했다. 인터뷰 내내 ‘음...’이라고 고민을 하다가 ‘잘 모르겠어요’라며 웃던 모습도, ‘전 양쪽 다 좋아요’라며 분명하게 대답을 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올해 스무 살이 된 신지훈은 폭풍 같이 밀려오는 생각을 받아들이고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무언가에 푹 빠져있을 때 곡이 잘 나오는 편이라, 자연스럽게 내면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는 편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자작곡이다보니 주로 생각이 담기기도 하고요. 어째서인지... 다른 생각들이 계속해서 떠올라요.”
‘어째서인지’라고 말하는 신지훈의 어투에는 왠지 모를 안도감이 실려 있었다. 딱 정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아도 계속해서 생각의 꼬리를 무는 일은 싱어송라이터로서, 한 청춘으로서 다행인 일이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