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전기차 충전시스템, 뉴비즈니스 보고(寶庫)로 부상

[ET단상]전기차 충전시스템, 뉴비즈니스 보고(寶庫)로 부상

이동수단은 인류의 가장 큰 관심사다. 세계 최초의 영화 제목이 `열차도착`인 것만 봐도 그 관심의 크기를 알 수 있다. 이 무성 영화는 플랫폼에 도착하는 화물열차의 모습을 3분 동안 찍어 놓은 것에 불과했음에도 당시 센세이션을 불렀다. 자동차가 SF영화 단골 소재인 것도 같은 이유다. 상상력에 기반을 둔 영화 속 자동차는 주인이 필요로 할 때 언제든 스스로 달려오고 때로 날아다니고, 심지어 타임머신이 되기도 한다.

이동수단 이상으로 인류가 지속 관심을 가진 분야는 통신이다. 말과 글, 음성통화와 인터넷 데이터 통신, 무선통화와 네트워크, 스마트폰 등으로 이어진 인류 커뮤니케이션은 생활과 문화를 송두리째 바꿔 놨다. 그리고 이들 통신에 기반을 둔 새로운 응용 분야 개발은 어떤 분야보다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정보기술(IT)과 타 분야 융합은 이젠 새롭게 언급할 이슈가 아닐 정도로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인류가 큰 관심을 보이면서 이동수단과 통신은 다양한 형태로 융합하며 하루가 다르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친환경이 근간인 에너지와 IT 분야의 융합 기술은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에도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내연기관차와 달리 출발선부터 IT 융합형(스마트카)으로 시작한 전기차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최근 국내 충전 시스템 표준이 가닥을 잡으면서 전기차 전후방 산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의 보고(寶庫)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전기차 급속 충전 방식의 국내 표준이 국제표준(ISO/IEC15118)에 근거한 콤보 방식으로 권고됐다. 현재 콤보, 차데모, AC3상 등 여러 방식으로 설치되고 있는 급속 충전 방식의 단일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단일화는 사용자 편의뿐만 아니라 충전 인프라 확충 측면에서도 많은 이점이 있다. 물론 설치비도 대폭 줄일 수 있다.

주목되는 것은 전기차가 유선 네트워크 인프라를 통해 고속으로 인터넷 망에 연결되면서 새로운 응용 및 활용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점이다. 차량과 인터넷 연결은 현재 롱텀에벌루션(LTE)망을 활용하고 있지만 이제 초고속 대용량의 새로운 정보 통로가 등장한 셈이다.

전기차 충전에는 커플러(coupler)를 충전기에 연결해 전력을 받는 기술 외에 전기차와 충전기, 더 나아가 전력 공급원인 스마트그리드의 연동을 위한 통신 기술이 핵심으로 요구된다.

전기차 급속 충전 모드는 약 30분, 완속 충전은 3~4시간 시간이 소요된다. 이번에 국내 표준으로 권고된 콤보 방식은 전력선통신(PLC) 방식을 이용해 전기차와 충전기 사이에 양방향 정보 전달이 가능하다. 양방향 정보 전달 용량과 속도는 LTE를 간선도로로 본다면 유선인 PLC는 고속도로로 비유할 수 있다. 이 넓은 고속도로는 충전 중에 운전자의 다양한 데이터 사용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다. 원격 자동차 점검, 내비게이션 데이터 업데이트는 기본이고 기존 자동차 생산업체별로 다양한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다. 스마트TV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활용성을 그대로 전기차에 전이할 수 있다. 또 전기차를 사물인터넷(IoT) 센서 도구로 활용한 신규 서비스 창출도 가능, 전기차 유관 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할 촉매제로 인정받고 있다.

장기수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산학협력교수 kschang@gach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