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올해는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립니다. 5년 이내에 `세계 톱3`에 드는 펩타이드 전문 기업으로 우뚝 설 계획입니다.”
김재일 애니젠 대표가 `글로벌화`를 선언했다. 김 대표는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교수다. 그는 2000년 벤처기업으로 설립한 애니젠을 국내 최정상급의 펩타이드 바이오소재 개발 전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김 대표는 6일 “독자 개발한 펩타이드 바이오소재 공정 개발 및 품질 관리 기술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에도 도전, 애니젠을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펩타이드는 인체에 존재하는 분자 단위의 아미노산이 2개 이상 결합한 호르몬성 단백질이다. 암, 당뇨, 골다공증,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로 쓰이는 중요한 의약 소재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애니젠이 국산화했다. kg당 3억원, 최고 30억원을 호가하는 고가 제품이다.
김 대표는 2000년 정부 과학기술 연구 성과 확산 사업자금 2억원을 지원받아 창업한 후 10여년 만에 전남 장성에 펩타이드 원료의약품 공장을 구축했다. 제조 설계 및 품질관리 독자 시스템을 갖추면서 지난해 말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정부가 기술력 있는 회사의 상장 조건을 완화해 주는 기술특례상장제도가 큰 힘이 됐다.
김 대표는 “회사의 최종 목표는 신약 개발로, 바이오 신약 개발에 투자를 집중해서 한국형 바이오 벤처 기업의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면서 “이를 토대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20억원 많은 7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지난해 인도 의약품관리청(DCGI)에서 전립샘 암 치료제 `루프로렐린`의 수출 허가를 획득했다. 최근 화순 전남대병원에서 유방암 치료제 임상 시험에 들어갔다. 올해 하반기에는 통증을 완화해 주는 `지코노타이드` 양산을 시작한다.
김 대표는 “코스닥 상장에서 확보한 자금으로 공장을 신축하고 신약 개발을 추진,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펩타이드 수출에 본격 나서면 내년에는 매출 100억원대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