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전기차 인프라에 10년간 20억 달러 투자"

글로벌 자동차 판매 1위 독일 폭스바겐이 미국에 친환경 자동차 자회사를 설립하고 대규모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 10년간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사건으로 하락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시장을 선점한 테슬라에 도전하기 위한 것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전기차 등 친환경자동차 투자를 담당할 미국 자회사를 설립하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등에 향후 10년간 20억달러(2조3000억원)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폭스바겐 "전기차 인프라에 10년간 20억 달러 투자"

자회사 이름은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Electrify America)`다. 전기차 충전소 건설에 대규모로 투자, 미국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공략한다. 폭스바겐은 약 15개 미국 대도시에 300개 충전소 인프라를 구축한다. 자사 차가 많이 판매된 캘리포니아 주를 중심으로 충전인프라를 구축한다.

무공해 차량 셔틀서비스와 차량 공유 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역 차량네트워크도 개발할 예정이다. 비용은 30개월에 5억달러씩 향후 10년간 총 20억달러를 투입한다. 투자는 미국 환경보호청 승인이 필요한데, 22일까지 1차 투자 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대표는 폭스바겐 아메리카 최고운영책임자(COO) 마크 맥냅(Mark McNabb)이 맡는다. 그는 “전기차는 산업지도를 바꿀 수 있는 기회”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2025년까지 전기차 30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잡고 2020년까지 전기차 20종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1%대에 머물러 있는 전기차 판매 비율을 2025년까지 20~25%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발생량을 조작했다고 미국 당국이 처음 발표한 지 16개월 만에 나왔다. 미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 선두인 테슬라에 위협이 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폭스바겐이 계획하고 있는 것보다 100여개 많은 400여 전기차 충전소를 현재 미국에서 운용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자동차 1031만2000대를 판매, 토요타를 제치고 글로벌 자동차 판매 1위에 올랐다. 배출가스 조작 파동에도 중국에서 폭발적인 판매량을 달성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