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에 70억달러 투자"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이 미국 애리조나주에 70억달러(약 8조220억원)를 투자한다.

인텔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크러재니치는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한 뒤 애리조나주 챈들러 반도체 생산시설에 7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부분 완공된 이 공장은 3∼4년 이내에 완공, 3000명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인텔은 설명했다.

인텔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에 70억달러 투자"

생산시설은 2011년 건설이 시작됐으나 PC시장 침체로 2014년 건설이 중단됐다. 인텔은 기존 설비에 제조 초점을 맞추고 시장 회복을 기다렸다.

크러재니치 인텔 CEO는 “트럼프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생산공장 건설을 재개하게 만들었다”면서 “(트럼프정부 정책으로)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인텔은 대부분의 반도체를 애리조나와 뉴멕시코, 오리건 등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또 아일랜드와 이스라엘, 중국에도 생산시설이 있으며, 중국과 말레이시아, 베트남에는 테스트 및 조립시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주 전 인텔이 발표시점을 조정하기 위해 백악관에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인텔의 신규 투자와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생산시설이 들어설 것”이라면서 “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반도체는 자동차부터 의료기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이시 스미스 인텔 수석 부사장은 “서버 및 개인용 컴퓨터를 넘어 사물인터넷, 자동차 및 태블릿과 같은 새로운 시장에서 판매가 늘어나 새 공장이 필요하다”면서 “사업상의 이유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인텔은 지난해 챈들러 공장 560명을 포함해 총 1만2000명 인력을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를 통해 23억달러 비용을 절감, 재투자하겠다는 것이었다. 인텔은 현재 미국에서 5만명 등 세계적으로 10만6000명의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인텔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에 대해 반대 입장이다. 지난달 발표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미국 이민법과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는 의견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의견서에 동참한 기업은 인텔을 포함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트위터 등 총 130개였다. 크르자니치 인텔 CEO는 대선 전인 지난해 6월 트럼프를 위한 기금모금 만찬행사를 계획했다 취소하는 등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지지자였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