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노광장비 개발이 반도체 기술 발전을 이끌면서 장비업체가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차세대 노광장비인 극자외선(EUV) 장비 도입 지연과 공정 미세화에 따라 소재 업체 중요성은 매년 커지고 있습니다.”

리코 비덴브루흐 머크 기능성소재부문 IC소재사업부 대표(수석부사장)는 감광액 축소 코팅제(RELACS)를 가리켜 “굉장히 놀라운 소재”라고 말했다. RELACS(Resolution Enhancement of Lithography by Assist of Chemical Shrink)는 반도체 노광공정에서 해상도를 높여주는 보조 첨가물질이다.
현상된 감광액 패턴에 RELACS를 코팅한다. 코팅 후 열을 가하면 감광액이 쪼그라든다. 축소시킨 만큼 감광액 폭이 줄어든다. 리코 부사장은 “50㎚(나노미터)가 한계인 KrF(불화크립톤, 248㎚) 노광 공정에서 감광액 패턴을 축소시켜 45㎚까지 쓸 수 있다”면서 “RELACS가 KrF, ArF(불화아르곤, 193㎚) 노광 장비 기술수명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머크는 2015년 1월 기능성소재 부문에 IC소재사업을 신설했다. 2014년 5월 인수한 AZ일렉트로닉머티리얼즈 IC소재사업부가 주축이다.
AZ일렉트로닉머티리얼즈 IC사업부 총괄 출신 리코 부사장이 새로 출범한 머크 IC소재사업부 대표를 맡았다. AZ일렉트로닉머티리얼즈 IC소재사업부 2012년 매출은 5억3700만달러(6150억원)였다.
머크는 IC소재사업부 출범 이후 SAFC하이테크(시그마알드리치), 오멧서킷 등을 인수하며 반도체 소재 제품군을 늘렸다. IC소재사업부에서 지난해 6억달러가량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리코 부사장은 “인수합병에서 재무상태, 제품군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인적 통합”이라면서 “하부 조직이 아닌 동등한 관계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합병 목표로 삼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수한 기업의 조직 구성은 마쳤지만 감정적 공감을 이루는데 2~3년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크는 지난 8일 개막한 서울 코엑스 `세미콘코리아2017` 부스에서 스핀온유전체(SOD), 화학기상증착(CVD)·원자층증착(ALD) 소재, 감광액 축소 코팅제(RELACS), 감광액 붕괴방지 린스 등을 소개했다. 머크 IC소재사업부 제품 80%가량이 세계 1, 2위를 다툰다.
리코 부사장은 “2013년부터 매년 세미콘코리아를 찾았다”면서 “반도체 업계 성장에 대한 기대로 지난해보다 올해 더욱 활기가 넘쳤다”고 말했다.
머크는 지난해 경기도 안성 공장에 유전체용 박리액, 보조제 등 생산설비를 확충했다. 리코 부사장은 “국내 생산시설 투자로 한국시장 고객뿐 아니라 세계 반도체 업체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혁신소재를 개발해 한국 고객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