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구글 안드로이드폰 세계 최대 생산국이지만… 언어 지원은 `찬밥`

구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탑재하는 스마트폰의 세계 최대 생산국인 우리나라가 언어 지원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앞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인공지능(AI) 음성비서 한국어 지원의 일정도 가늠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다.

구글 픽셀폰에서 어시스턴트 기능이 구동되는 모습.
구글 픽셀폰에서 어시스턴트 기능이 구동되는 모습.

LG전자가 오는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하는 `G6` 스마트폰 AI 음성비서 언어지원 목록에 한국어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월 10일 국내 출시까지도 한국어 지원이 불가능하다.

G6의 AI 음성비서는 영어, 독일어 버전으로만 구동된다. 한국어 지원은 오는 7월 이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이 LG전자와 손잡고 G6에 어시스턴트 기능을 지원했지만 한국어 지원 대책에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다음 달 국내에 출시되는 LG 스마트워치의 AI 음성비서 역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9일 “현재까지 어시스턴트에서 지원하는 언어는 총 5개 국어(메신저 알로 포함)”라며 “한국어 지원 가능 시기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구글 공식 홈페이지에도 “곧 더 많은 언어를 지원한다”는 문구가 적시됐지만 세부 일정과 계획은 찾아볼 수 없다.

LG전자는 7월 이후 한국어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어 지원은 구글이 최종 결정할 사안이다. LG전자는 국내 소비자를 위해 한국어 지원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구글 결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시장조사 업체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 점유율은 87.5%를 차지했다. 10대 가운데 9대가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판매된 것이다.

안드로이드폰 최대 생산국은 우리나라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은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OS를 적용한다. 삼성전자가 타이젠 OS를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건 극히 일부다.

G6 이후 출시되는 대부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도 어시스턴트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소비자가 언제부터 이용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자칫 구글의 결정이 늦춰지면 국내 안드로이폰 이용자 불편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구글이 세계 최대 안드로이드폰 생산국인 한국을 홀대하고 생태계 확장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국내 이통사가 어시스턴트를 최초 탑재한 구글 픽셀폰을 출시하지 않은 것도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AI 음성비서는 국내 소비자가 손꼽아 기다려 온 대표 기능의 하나”라면서 “한국어 지원 일정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마냥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이 관계자는 “구글이 안드로이드폰 최대 생산국인 한국 소비자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