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삼성페이를 제외하면 점유율이 10%대인 `간편결제 사업자`가 없다. 사업자는 많지만 아직까지 고객의 지갑을 결제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 삼성페이만이 소비자 지갑을 여는데 성공했다.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한국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어 승부는 이제부터다.
애플에 이어 구글이 한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전자지불결제서비스(PG) 사업에 이어 선불전자사업까지 등록을 완료했다. 중국 시장을 사로잡은 알리페이까지 한국 합작법인 설립을 가시화하고 별도의 페이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글로벌 사업자에 의해 `간편결제 샌드위치 한국`이 될 우려가 제기됐다.
올 하반기에는 애플페이가 중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에도 상륙한다.
온·오프라인 전자결제 시장을 놓고 글로벌 IT 기업의 한판 격전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페이를 기반으로 한국에 진출할 경우 파급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결제 대중화를 앞당기는 촉발제 역할을 한다.
애플페이 진영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된다. 안드로이드페이 애플리케이션(앱)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과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4.4 킷캣 이상 버전을 탑재한 스마트폰이면 사용할 수 있다. 국내 스마트폰 상당수가 연동 가능하다. 비자카드 체크아웃이나 마스터카드 마스터패스 계정을 연동하면 해외 온라인 결제가 된다. 국경을 허물고 온·오프라인 결제를 모두 아우르는 범용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 상용화를 위해 KB국민, 현대, 롯데 등 대다수 카드가 안드로이드페이 진영에 합류한 것도 이 같은 강점 때문이다.
다만 삼성페이와 비교할 때 NFC 지원이 가능한 단말기 부족이 단점으로 꼽힌다.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알리페이 맹공도 시작된다. 한국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물밑 작업을 시작했다. 중국인 전용 페이를 국내에 현지화하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다. 일각에서는 이들 초대형 글로벌 사업자와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핀테크 종속국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한발 더 나아가 이들 사업자와 연합해 `줄 건 주고 취할 건 취하자`는 분석이다.
구글 협력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9일 “빅 플레이어들이 들어와도 한국 현지 실정에 맞추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국내 카드사와 은행 등이 이들 기업에 개별 협력하기보다는 별도의 내부 진영을 구축하고 수수료 인하나 인프라 투자 등을 이들로부터 받아내고, 국내 기업에 의존도를 강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NFC 기반 결제가 세계 대세가 되고 있어 한국도 NFC 결제 생태계 조성에 이들 글로벌 기업을 적극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카드사도 NFC 결제를 위한 자체 표준 마련과 시범 사업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의 공조를 통해 천문학 규모의 투자비용을 이들 기업을 통해 해결하자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 결제 서비스 비교 (자료 : 본지 취합)>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