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가 계획보다 약 10조원 국세를 더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7월 추가경정예산 편성 때 전망보다 2배 많은 수치라 세수 예측능력 부족 지적이 나온다.
10일 기획재정부는 2016 회계연도 총세입·세출부를 마감하고 지난해 정부 세입·세출 실적을 확정했다.
지난해 총세입(국세수입+세외수입)은 345조원, 총세출은 33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총세입에서 총세출을 뺀 결산상잉여금은 12조8000억원이다. 여기에서 이월액 4조8000억원을 차감한 세계잉여금은 8조원 흑자를 기록했다.
국세수입은 242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4조7000억원 늘었다. 전년 대비 증가 규모로 역대 최대다. 정부는 지난해 추경 편성 때 세입예산으로 본예산(222조9000억원)보다 9조8000억원 많은 232조7000억원을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거둬들인 세금은 232조7000억원보다도 9조8000억원 더 많았다.
초과 세수 예측이 보다 정확했다면 추경 규모를 확대해 경기 위축에 적극 대응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기재부는 세수 결손을 피하기 위해 세입을 보수적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수가 잘 걷힌 이유로는 법인실적 개선, 소비 증가, 부동산시장 호조 등 경제지표 개선을 꼽았다. 이와 함께 대기업·고소득자 중심 비과세·감면 정비 등 세입기반 확충 노력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세목별로는 민간소비는 늘고 수출 부진으로 환급액이 줄어 부가가치세가 전년대비 7조7000억원 더 걷혔다. 법인실적 개선, 대기업 비과세·감면 정비 등으로 법인세도 7조1000억원 더 걷혔다.
명목 임금 상승, 취업자 증가로 근로소득세는 3조9000억원 늘었다. 부동산 거래량이 늘고 지가 상승률이 전년보다 확대되며 양도소득세는 1조8000억원 늘었다. 다만 수입 부진으로 관세는 5000억원 줄었다. 금리 하락으로 이자소득세도 4000억원 덜 걷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